혁신도시 지역 일자리 창출 ‘시늉만’ 지난해 2천69명…대부분 비정규 단순노무직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기간제, 조리원 채용 공공기관 이전 연내 마무리, 지역 홀대 비판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4년 03월 30일(일) 20:24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이전이 속속 진행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실상은 허드렛일 일색으로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앞으로 지역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해나갈 공공기관들이 지역을 너무 홀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통한 지역 안착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전남도와 나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들은 모두 2천69명을 채용했다. 우정사업정보센터를 비롯해 이미 이전을 마무리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 기관들은 기간제근로자, 조리원, 청사관리 등의 생색내기 인원을 충원하는 데 그쳤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소속으로 지난해 3월 이전 대상기관 16곳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한 우정사업정보센터(센터장 노재민)는 기간제근로자 31명을, 협력업체는 56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12월 이전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식품공무원교육원(원장 고학수)은 조리원과 청사관리자 27명을,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지난달 이전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원장 김명룡)은 지난해 공사기간 3명을 채용한 바 있다.

나머지 기관들은 신축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통상적으로 별도의 근로계약 없이 일당제로 나오는 날을 계산해 봉급을 주는 일시사역(대체인력)인부, 경비 등 단순 노무 비정규직이 대다수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 등 12개 공공기관 일시사역인부가 1천315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반면, 2015년 말 이전 예정인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정규직으로 3명을 선발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공공기관들은 특별법상 지역 대학졸업자를 우선 고용할 수 있도록 명시했지만, 권고조항에 그치고 있어 별도의 지역인재 채용계획은 없는 등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 이를 의무조항으로 바꾸는 개정안이 발의돼 주목받고 있다.

혁신도시는 올해 한전과 한국농어촌공사를 비롯해 11곳이 이전을 마침으로써 사실상 제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따라서 지역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의 경우 공공기관들이 보다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는 물론 지역민들은 공공기관들의 연간 채용계획은 물론 지역인재 채용 비율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늠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지역 일자리가 크게 확대돼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올해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만큼 직원과 가족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적 정주여건 조성에 전력하고 있다”면서 “이전 대상 공공기관들도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