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배추·무…각종 채소값 급락 전년대비 최고 73% 하락…농업 기반 붕괴 우려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
| 2014년 03월 31일(월) 19:36 |
대부분 전남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데다 하락폭이 커 자칫 농업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1일 농협 전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3월 중순 가락시장 상품 기준 양파값은 지난해 대비 72.6%나 하락했고 배추값은 69% 떨어졌다. 대파값은 44.8%, 무값은 20.7%, 마늘은 18.7% 각각 하락했다.
대부분의 채소가 폭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양파값 폭락이 문제다. 양파 도매가격은 3월 하순 기준 ㎏당 5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도매가격인 2천474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2013년 재고물량이 많은 데다 2014년산 햇양파의 생산량이 증가한 것 등이 주원인이다.
이에 따라 전국 최대 양파 주산지인 무안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무안군은 양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농산물안정기금 1억6천만원을 조기에 투입해 재고양파 440t을 처리키로 했다. 전체 440t 중 200t은 폐기하고 240t은 가공해 재고 물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무안지역은 조생양파 출하시기를 앞두고 예전 이맘때에는 70% 이상이 포전거래로 이뤄졌으나 올 해는 상인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무안에서 20여년째 양파농사를 하고 있는 김모(67)씨는 “현재와 같이 양파가격이 떨어질 경우 수익은 커녕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지경”이라며 “반복되는 양파값 파동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늘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늘은 2013년산 재고 물량이 평년보다 1만7천-1만8천t 가량 많아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 다만 2014년산 햇마늘 생산량은 평년보다 1만6천t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돼 6월 이후에는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채소값 하락은 지난 겨울 기온이 높아 각종 작물의 생육이 양호해 생산이 증가한데 반해 소비는 줄어든 것이 주요인이다.
가격이 하락하자 자치단체 및 농협을 중심으로 폐기 처분 및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지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진도군의 경우 군 예산으로 대파 1만t을 폐기했는데 다른 시·군에서는 난색을 표명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도 양파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재배농가를 위해 ‘양파 소비촉진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미하다.
박종수 본부장은 “임직원 양파 팔아주기 운동, 소비촉진 캠페인, 조생양파 직판행사, 소포장 양파 및 양파즙 고객 사은품 활용 등 대대적인 소비촉진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채소값 폭락을 예방하기 위한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비를 늘리고, 도매시장 저장시설을 확충해 수급조절기능을 강화하는 등이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제4차 수급조절위원회를 개최하고 가격이 급락한 마늘·배추·양파의 시장 출하를 조절하는 등의 가격 안정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보유한 재고마늘 1만1천t과 농협 재고분 8천t의 방출을 6월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