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기관들 자매결연 ‘형식적’ 1사1촌 결연 16개 기관 중 7곳서 단 11차례 첫 입주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실질교류 미흡 “한해 예산만 80조”…사회공헌 책무 다해야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4년 04월 06일(일) 20:42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지난해 5월 21일 나주시 다도면 암정리 장암마을 등 무려 5곳과 1사1촌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농가 일손 돕기와 마을 청소, 농산품 구매 등을 추진키로 했는데, 실질 교류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전 대상 16개 기관 가운데 매머드급인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지사 차원의 단 한차례 1촌 결연이 전부였다. 여타의 공공기관 또한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거나 아예 결연 실적조차 기록되지 않는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이 지역과 상생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꼽히는 이른바 사회공헌활동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입지 확정 이후 10년 가까이 됐고, 올해 대다수가 입주하면서 혁신도시가 제 틀을 갖춰가고 있음에도 지역 정착을 위한 의지 자체가 없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6일 나주시 혁신도시정보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전국 혁신도시 입지선정 완료 다음해인 2006년 12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절반에 못 미치는 7곳이 마을과 소외시설 등과 11차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현재 결연을 맺은 곳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전력공사, 한전KDN, 한전 KPS, 한국농어촌공사, 우정사업정보센터 등이다. 여기에 최근 개청식을 연 농식품공무원교육원도 자매결연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교류가 있다 해도 농산품 구매나 마을 청소, 일손 돕기 위주로 생색내기,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사진 몇 장 찍고 가는 이벤트쯤으로 여겨 대부분 실적 위주로 진행해 오히려 주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이전해 1년을 넘긴, 직원수 816명에 달하는 우정사업정보센터의 경우 홈페이지 상생협력 란에 20여컷의 기념 사진들로 채워져 있어 눈길을 모은다.

한 마을 주민은 “1년에 얼굴 한두 번 보기가 힘드는 게 결연이냐”면서 “결국 자기들 홍보하는 것으로 이용만 하고, 과시성만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해 했다.

보다 생산적인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가운데 직원수 1천425명인 한국전력공사와 944명인 한전KDN은 본사가 아닌 지사까지 결연에 참여시켜 공공기관 이전의 취지를 반감시키고 있다. 한전 신사옥은 연면적 9만9천18㎡ 규모에 31층으로 혁신도시 중심에 자리하는 만큼 사회공헌활동에 선도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나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지역과의 상생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1사1촌 자매결연 등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

혁신도시에는 올해말까지 한전, 한전KDN, 한전KPS 등 굵직굵직한 전력 공기업을 비롯해 한국농어촌공사까지 모두 13개 공공기관이 들어선다. 나머지 3곳은 2015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이들 기관의 한해 예산만 무려 81조원, 생산유발효과 1천686억원, 고용 유발효과 4천590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천문학적 예산을 집행하는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이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자매결연의 양적 측면에서 확대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상호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어떤 교류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