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또한 한 떨기 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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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04월 07일(월) 1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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看花 (간화)
금석 박준원
사람들 꽃을 보나 나만은 꽃기운 보네
그 기운이 천지 가득해 향기를 풍겨내니
나 또한 세상을 밝게 하는 한 떨기 꽃이 되네.
世人看花色 吾獨看花氣
세인간화색 오독간화기
此氣滿天地 吾亦一花卉
차기만천지 오역일화훼
꽃은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준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꽃을 보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꽃을 주고, 꽃을 받는다. 그래서 꽃은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냄새도 향기롭거니와 그 자태도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준다. 일 년에 한 번만 피는 꽃을 보려고 물을 주고 정성껏 기르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사람의 향기를 찾는 이도 있다. 꽃을 보며 꽃의 기운을 본다고 하면서 자신을 한 떨기 꽃으로 승화시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나 또한 한 떨기 꽃이로구나(看花)로 번역해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금석(錦石) 박준원(朴準源:1739-1807)으로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문인이다. 1790년 수빈이 원자(후일의 순조)를 낳자 통정대부의 자리에 올랐다. 1800년에 순조가 즉위하자 수렴청정하던 정순왕후에 의하여 호조·형조·공조의 판서와 금위대장 등 삼영의 병권을 8년 동안 잡았던 인물이다. 위 한시 원문을 번역하면 [사람들은 많이들 꽃빛을 보나 / 나만은 홀로 그 꽃기운을 본다네 // 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니 / 나 또한 한 떨기 꽃이로구나]라는 시상이다.
위 시의 주제는 [꽃을 보다]로 번역된다. 꽃을 보면서 꽃이 웃는다고 표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꽃이 질투를 하고 있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다. 자기만 보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꽃과 서슴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음을 나타낸다. 꽃을 보는 마음은 즐겁고 꽃의 향기를 맡을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은 향기롭다고 한다.
시인은 사람들은 꽃빛을 보지만 자신은 꽃기운을 본다고 하였다. 또한 맞는 말이다. 겉만 볼 줄 알지 알맹이를 보지 못한다는 뜻일게다. 생생한 기운 꽃을 틔울 수 있는 기운,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만의 저력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얄팍한 사람인 지도 모른다.
그래서 화자는 꽃에서 풍기는 기운이 꽃에 가득하다고 하면서 화자 자신이 한 떨기 꽃이라고 한 것이다. 자신을 한 떨기 꽃이라는 생각은 적절한 표현이다. 긍정적이고 남에게 늘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고, 그렇게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와 어구
世人: 사람들. 看: 보다. 花色: 꽃의 색깔. 꽃의 빛깔을 뜻함. 吾獨: 나는 유독. 看: 보다. 花氣: 꽃 기운. 꽃이 피어 있는 그 기운을 뜻함. // 此氣: 이 기운. 滿: 가득하다. 天地: 천지. 吾亦: 나 또한. 一花卉: 한 떨기의 꽃. [卉:훼]는 풀과 초목을 뜻함.
/시조시인·문학평론가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