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무원이 지방규제 푸는데 앞장서야 한다

2014년 04월 08일(화) 19:27

정부가 5만2천건에 이르는 지방규제를 올해 안에 10% 이상 줄이기로 목표를 세우고 인허가 전담창구 확대 등을 추진한다. 안전행정부는 전국 자치단체가 등록한 규제를 일괄 정비, 올해 안에 지자체 당 10% 이상 감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으로 파악된 시도와 시군구의 조례·규칙·훈령은 총 5만2천541건에 이른다. 안행부는 등록된 지자체 규제 중 5천200건 이상을 연말까지 줄이기로 했다. 자치단체에 설치된 지방규제개혁위원회 심의 기능을 강화해 규제 신설도 최대한 억제한다. 우선 101개 지자체에 설치된 인허가 전담창구를 전 자치단체로 확대하고 관계 부서간 합동심의를 정례화해 원스톱 민원처리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민원이나 감사를 이유로 업무를 소극적으로 처리하는 행태에 대해선 엄중히 책임을 묻고 적극적 업무 처리에 따른 과오는 면책할 방침이다.

그러나 역대 정권들은 규제개혁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정권에 따라 규제실명제나 규제일몰제, 규제개혁 전담조직을 뒀지만 규제 덩어리들이 도처에 남아 있다. 집권 초기의 약속과 달리 집권 3,4년차가 되면 규제가 줄어들기는커녕 외려 늘어나는 관행이 되풀이됐다. 국가공무원 1천명당 등록규제 건수는 2009년 21.2건에서 지난해 24.8건으로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전국 4천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자체의 규제 실태를 조사한 결과 36.3%는 지자체의 조례·규칙이나 공무원의 행태를 기업 규제의 애로 원인으로 꼽았다. 중앙정부가 규제를 풀어도 지자체장이 고시·공고나 예규, 훈령 등으로 다시 규제할 수 있는 ‘동네 규제’는 5만2천541건이나 된다. 지자체가 규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 규제’로 불리는 공무원의 비협조와 비합리적인 업무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중앙정부가 달라져도 지방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탁상행정에 그칠 공산이 크다. 광주·전남의 잘못된 규제가 풀리려면 지역 공무원들의 열린 자세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