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 일상속 예술 속살을 들추다 대안공간 RGA서 ‘자기만의 방’ 주제 두 번째 개인전 여는 작가 와와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4월 08일(화) 19:40

광주 동구 소태동 688번지 위치한 대안공간 RGA. 50㎡(15평)남짓한 전시장에 크고 작은 7개의 방이 있다. 자그마한 미니어처 방부터 TV가 있는 방, 달랑 책상하나 있는 혼자만의 방까지. 방 한 켠에는 메모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평소에 작가가 마음 놓고 드러내지 못한 말들을 적어 놓은 듯 하다. 눈에 띄는 메모 글 하나. ‘비싸다고 하기 전에 작품의 가치를 봐라’. 모두 작가 와와(본명 김은와·32)의 작품들이다.

작가 와와의 두 번째 개인전 ‘자기만의 방’展이 대안공간 RGA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저 만의 독립적인 어떤 공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생활과 일상, 삶의 처음 출발점이 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밖에서 들어오면 자기 방에 들어오고 방에는 자신의 습관과 자기만의 혼자 있을 때 샀던 물건 등등이 있잖아요. 하나하나 습관에 따라 변하기도 하구요. 때문에 저의 출발점 이라는 생각이 들어 독립적인 공간인 방으로 작업을 하게 됐어요.”

대안공간 RGA 전시모습.

작가 와와는 주로 잊혀지는 부분, 버려지는 것에 대한 기록을 하고 기억하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04년쯤 제가 항상 지나다니는 길에서 버려진 고무동력 모형비행기를 주웠어요. 어릴 땐 과학의 날만 되면 날렸던 기억이 있잖아요. 이렇게 버려졌지만 누구에게 날려지고 사용됐었을 텐데, 날개가 부서지고 버려졌다고 해서 고무동력기가 아닌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까지 영수증으로 작업해오던 것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어요. 필요할 때는 갖고 있다 쓸모없어지면 버리는 게 영수증이잖아요.”

그가 작가로 활동한 지 어느덧 올해로 10년째가 됐다. 일상으로 다가가는 예술, 삶 그대로의 전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인 문제나 사람들의 일상과도 연결이 돼있는 부분, 그 부분을 찾아 일상과 접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이 예술가가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이 물론 먹고 살아야 하다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야 하기도 해요. 하지만 예술은 돈이 아니예요. 그래서 관객들이 전시장에 왔을 때 우리 삶이자 일상이 엿보이는 전시를 많이 하고 싶어요. 사회적인 부분들을 담아내고 일상과 맞아야 보는 관객들도 공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대안공간 RGA는 ‘Real young Gwangju Artists’의 약어로 박현진, 김은와, 조은애씨가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카센터 창고였던 이곳을 2007년부터 ‘대안공간’으로 만들었다. 개개인 작가들의 기본적인 작품 활동은 물론, 교육·철학 등 일상의 삶 그 자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때로는 예술 작품 그 자체로, 때로는 예술을 소재로 틀에 박힌 일상에 저항하고,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해 오고 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