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교사 체벌 사건’ 부실 감사 책임 물어야

2014년 04월 09일(수) 20:48

담임교사로부터 체벌을 받은 학생이 뇌사에 빠졌다가 돌연 숨진 순천 금당고에서 학생 사망 하룻만에 또 다른 과잉체벌 사건이 발생, 교육청의 감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교사 폭행으로 병원치료까지 받은 순천 금당고 학생들의 사례를 담은 진정서가 국가권익위원회와 교육부에 각각 제출됐다.

진정서는 교사 체벌 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송모군의 사건을 계기로 작성된 것으로, 일부 교사들의 도를 넘은 여러 건의 체벌 행태와 피해 사례가 나열돼 있다. 학부모들은 심지어 송군이 숨진 다음날에도 교사가 학생을 구타하는 등 그동안 수년간 상습적인 구타가 이뤄졌으나, 학교 측은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폭로했다. 실제 1학년 A군은 숨진 송군의 부검이 진행됐던 지난달 12일 ‘수업 전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았다’며 B교사에게 얼굴과 머리를 맞는가하면 무릎을 꿇고 교실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게 하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송군 사망을 계기로 ‘폭력적 체벌’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해당 학교에서 과잉 체벌이 이전에도 상습적으로 이뤄졌음에도 이에 대한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파악도 없이 전남도교육청 감사가 마무리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시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을 상대로 보다 깊이있는 조사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

대법원이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종의 범죄행위로 규정한 체벌 유형은 ‘학생에게 체벌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 않은, 감정에서 비롯된 행위’와 ‘위험한 물건이나 신체를 이용해 부상위험이 있는 부위를 때리는 행위’ 등이다. 물론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체벌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체벌이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통제수단으로 남용돼서는 안 된다. 체벌은 불가피한 경우에 한정돼야 하며, 순수한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전남도교육청은 다시 순천 교사 체벌 사건을 재조사 하고 재발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