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2번 ‘부활’…광주·전남 ‘대혼돈’ 기초선거 구도 ‘새정치민주연합 vs 무소속’ 재편 컷오프·5:5 기준 따라 현역 단체장 희비 갈릴 듯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

2014년 04월 10일(목) 20:20

“기초 공천 합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초공천 결정’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6·4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6·4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석현 관리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53.44%,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견해가 46.56%로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 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무공천 방침으로 ‘현역 대 무소속 난립’ 양상으로 전개돼온 기초선거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호 2번 대 무소속’ 구도로 치러지게 됐기 때문이다.

◇단일화 중단…각자도생(各自圖生)=광주·전남 일부 선거구에서 현역 단체장에 맞서 ‘1:1’ 구도를 만들기 위해 시도돼온 무소속 단일화 움직임은 사실상 백지화 됐다. 그동안 광주 서구청장과 북구청장, 전남 여수시장, 무안군수 등지에서 선거에 나서는 일부 출마예정자들이 현역과 단일후보간 1대1 구도를 위해 뛰었으나 이제 의미가 없게 됐다.

현역 단체장 역시 공천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전략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대한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려던 단체장들도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타 후보들과 합종연횡을 시도하거나 서둘러 예비후보 등록을 모색하는 등 새로운 정치 환경에 맞는 전략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예비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컷오프를 단행할 경우 당 충성도가 낮게 평가되거나 흠집이 난 일부 기초단체장, 또는 3선과 같은 높은 선수에 도전하는 단체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광주 A구청장은 “무공천 보다는 공천제 부활이 선거 전략을 마련하는 데 차라리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공천위가 작동되면 당 충성도가 낮은 후보들을 걸러내기 때문에 무소속 난립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포기 후보들 재도전 ‘꼼지락’=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부활은 중도 포기했던 예비후보들의 도전 욕구를 다시 살려내고 있다. 인지도와 경험 부족으로 선거운동에 애를 태우다 포기했던 일부 후보들이 공천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자 전열을 정비해 재도전을 모색중이다.

광산구청장을 도전했던 B씨는 “민주당에서 입당을 권유해 선거에 도전했다가 중도에 접었는데 공천이 확정되면서 다시 하자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옛 민주당쪽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가능성을 타진해볼 방침이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출신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후보들의 ‘짝짓기’도 예고되고 있다. 모든 선거에서 2번이 부활됐기 때문에 공천을 받기 위한 조직간 연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광역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뒤 탈락하면 기초의원 출마로 방향을 돌리려던 후보자들 중 상당수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돼 제자리로 U턴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