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 기본원칙은 정당공천 공정성 확보

2014년 04월 13일(일) 20:11

새정치민주연합이 11일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면서 그동안 손놓았던 광주·전남기초선거가 대혼돈의 상황에 빠졌다. 지난해 여야 모두 기초공천제 폐해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폐지를 약속했지만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공약을 파기했고, 야당은 이를 지키려 했지만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여야 모두 국민에게 약속을 저버린 ‘무늬만 공약’이란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지난해 여야 모두가 정치개혁의 하나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내세운 것은 기초선거 공천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부작용이 국회의원 등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스스로 개혁을 외치며 실천을 다짐하자 기초선거 무공천이 실현될 것으로 국민들은 믿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먼저 공약을 파기한 쪽은 집권 여당과 대통령이다. 또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 야당 입장에선 여당이 약속을 지지키 않는데 국민과의 약속을 위해 지키려고 했지만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여야 모두 정당공천을 하기로 한만큼 공천을 혁신해야 한다. 국민이 기초공천은 물론 광역선거에서의 공천에 대해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도록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공천비리, 지방자치의 중앙예속,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줄 세우기 등 그동안 기초공천제의 폐해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광역선거도 지역주민의 여론은 무시한 채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천은 사라져야 한다. 또다시 기득권을 강화하는 정치인의 행태와 정당은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기초공천 폐지라는 의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 룰은 정해졌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미지 선거가 아닌 민생을 보살피는 선거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지방선거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심부름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 지역 민생을 챙기는 생활밀착형 정책 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 스스로 기득권 내려놓기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주민자치, 지방자치의 실현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