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통해 또다른 세상을 만난다” 세계 탈·흑단 500여점 전시 강병연 광주 북구청소년수련관장 16일까지 북구청서 ‘세계 탈, 아프리카 흑단 예술작품전’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4월 14일(월) 20:03

“각 나라마다 대대로 전승해오는 다양한 탈에는 마을주민들의 고유의 미소가 각양각색으로 담겨져 있어 소장가치가 높습니다. 한작품 한작품이 힘들게 수집한 것이어서 그 가치를 함부로 따질 수 없습니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광주시 북구청에서 일반인에게 생소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작품전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세계 탈, 아프리카 흑단 예술작품전’.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3층 대회의실에 들어서면 입이 저절로 벌어지게 만드는 세계 탈, 아프리카 흑단 등 총 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카메룬, 모잠비크, 콩고, 자이레, 가나, 가봉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공수해 온 세계 탈은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관람객들을 반겼다. 이 수많은 작품을 20여년전부터 수집해 온 중년의 남성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병연(59) 광주시 북구 청소년수련관장.

강병연 관장은 “20여년 전 우연히 아프리카 탈을 접하게 되면서 각 마을의 살아있는 표정이 담겨져 있는 탈을 보고 계속 수집해온 게 흑단을 포함해 1천200여점까지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양각으로 사람 얼굴을 형상화된 탈들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성을 보여줬다.

특히 흑단에 다양한 사람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은 고난도의 예술성을 뽐냈다. 흑단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탄자니아에서 나오는 나무로 열대지방에서 성장하면서도 나이테가 없는 게 특징이다.

이 작품들은 나무로 여인상을 형상화했을 때 실제 여인으로 태어난다는 마콘테 부족의 탄생 설화에서 시작됐다.

강 관장은 “각 나라의 수많은 탈을 수집했을 때도 큰 기쁨을 누렸지만, 흑단 예술품을 접하면서 그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면서 “지금은 흑단이 세계 보호수로 지정돼 개인적으로 이처럼 많이 수집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강 관장은 흑단의 매력에 빠져 이 작품을 만든 조각가에 한 작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물은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 조각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은 시간을 정해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흑단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3대에 걸쳐 약 300여년 정도 걸린다고 강 관장은 답변을 들었다.

강 관장은 끝으로 1천여점이 넘는 작품을 관리하는 데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강 관장은 “이번 광주 전시회가 3회째를 맞이하는 데 전시회를 할 때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면서 “하지만 혼자 관리하는 데 힘든 게 사실이다. 이 작품들을 관리하고 후세에도 계속 볼 수 있도록 박물관 등을 지을 수 있는 지자체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