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집회·시위보장과 행복추구권 김현철·광주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2014년 04월 15일(화) 19:07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는 해가 뜨기 전이나 진 후에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이를 어겼을 때의 처벌을 규정한 집시법 23조에 대해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이제는 해가 진 이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가 가능해졌다.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한 것은 해당 조항이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설명한다. 지난 2009년 9월 같은 조항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지 5년여 만에 야간 시위 금지도 한정위헌 결정하면서 집시법 10조는 사실상 실효성을 잃게 됐다. 헌법재판소의 야간집회 허용 결정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는 법률로 보장되겠지만, 퇴근시간대 교통 체증 및 장시간 이어지는 확성기 소음 발생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혹, 주요 도로 점거로 인한 교통마비, 폭력도구를 이용한 건물진입 등 불법으로 변질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말 것이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집회건수 대비 불법폭력 행위의 비율은 야간집회가 주간보다 4배, 야간집회 중 소음민원 신고율이 전체 집회시 신고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야간 집회시위가 자칫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와 위험이 담긴 통계다.

헌법재판소가 야간시위 금자라는 고리를 풀어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준 만큼 시위 주최자나 참가자의 책임은 국민 앞에 더욱 엄정해야 한다. 집회시위의 자유가 존중받고 중요한 만큼,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결코 무시되어선 안 된다. 국민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불법집회는 민주주의 진정성에서 퇴행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신중한 결정이 국민에게 박수받기 위해서는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일반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질서정연한 선진 집회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야간집회의 허용이 비정상의 집회문화가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획기적인 터닝 포인트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김현철·광주지방경찰청 제1기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