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소방서·군부대·의료진 뒤엉켜 ‘인산인해’ ●‘구조자 통로’ 진도 팽목항 분위기 생존자들 목포·진도·해남 등 병원 이송 치료받아 생사확인 못한 가족들 “제발 무사하길…” 발동동 특별취재반

2014년 04월 16일(수) 21:13

16일 오전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탑승객들이 팽목항으로 이동, 배에서 내리고 있다./김영근 기자kyg@kjdaily.com

16일 오전 진도 팽목항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아비규환 현장이었다. 이 일대는 여객선 침몰 사고 현장 진도 조도읍 관매도 해상 20㎞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을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를 비롯해 소방서, 군부대, 의료진들과 취재진들로 뒤엉켜 있었다.

여객선 구조자들은 이곳 팽목항으로 모두 들어왔기 때문에 미처 발견되지 못한 가족들은 애타는 가슴을 부여잡고 딸, 아들, 조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에 분주했다.

현장에 설치된 상황판에는 시간대별로 구조한 인원들이 체크돼 있었다. 상황판에는 오전 10시10부터 구조된 인원과 동원된 장비들이 나열돼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여객선 탑승객 474명 중에 165명이 구조된 소식이 소방당국 관계자들로부터 전해져 왔다.

특히 300여명이 넘게 수학여행차 제주도로 가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생들의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접해 현장에 속속 도착하면서 이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뒤늦게 조카의 생사불명 소식을 현장에서 들은 중년의 여성은 취재진을 부여잡고 목 놓아 울면서 “어디가야 생사를 확인할 수 있냐”고 거듭 물어봤다. 이 여성은 조카의 이름을 가르쳐주면서 꼭 찾아달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경비정, 여객선 등에서 곳곳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은 온 몸에 물이 흠뻑 젖은 채 의료진들이 나눠준 담요를 걸친 채 미리 준비된 구급차를 타고 목포, 진도 등 병원으로 옮겨져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배가 기울어지면서 서로 뒤엉키면서 얼굴에 타박상을 입은 듯한 상처를 입은 채 배에서 내려왔다.

배에서 생존자들이 내려올 때마다 의료진들은 몸 상태의 경중에 따라 진도실내체육관과 병원으로 분산시켜 보냈다.

생존을 확인한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식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팽목항을 떠나지 못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