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하더니 타이타닉호처럼 순식간에…”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교생 당시 사고 현장 증언 구명조끼도 부족해 맨 몸으로 바다 빠진 사람 많아 특별취재반

2014년 04월 16일(수) 21:15

16일 오전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 구조자들이 사고 해역 인근 서가차도에서 응급치료를 받고있다. /김영근 기자kyg@kjdaily.com

“갑자기 쿵하더니 배가 타이타닉호처럼 순식간에 침몰했습니다. 배가 70도 이상으로 기울어지면서 다들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16일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된 가운데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들은 진도, 목포 등 병원과 진도실내체육관으로 분산돼 구급차 등을 통해 이송됐다.

이날 정오께 진도실내체육관. 이 곳에는 제일 먼저 구조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생들이 보호담요 및 실내화 등을 착용하며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가 가라앉은 채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던 이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특히 3박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온 단원고 학생들은 침몰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서 구조된 친구들과 함께 부둥켜 울었다.

박솔미(단원고 2년)양은 “아침 식사를 하고 3층 선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쿵하더니 친구들이 모두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흐느껴 울었다.

박양은 이어 “친구들과 손을 잡으며 의지한 채 1시간 정도 지나서야 구조될 수 있었다”며 “두 번 다시 당시 기억을 떠올리기 싫다. 한 마디로 악몽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호진(단원고 2년)군은 인천항에서 떠나는 지난 15일 밤을 떠올리며 불안한 기운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군은 “사고 전날밤 인천항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었고 육안으로 밖을 보기 힘든 정도여서 웬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며 “2시간여정도 늦게 정도 출발했던 것 같고 오늘 아침 식사 후 갑자기 배가 쿵하면서 친구들이 선실 아래로 쏠려 물이 점점 차올리기 시작했다”고 당시 현장상황을 전달했다.

박군은 선실에서는 구명조끼가 부족해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못한채 바다에 빠진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김민찬(단원고 2년)군은 “배가 마치 타이타닉호처럼 쿵하더니 물이 잠기면서 침몰했다. 3층에 있던 친구들과 선실 봉을 잡으면서 구조원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며 “선상에는 노부부도 있었는 데 침몰당시 어떻게 됐는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