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군산 해역서 배 덜컹거렸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4월 17일(목) 20:36

진도 해상에서 침몰된 여객선 세월호가 군산 해역 항해도중 배에 이상징후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생존자에 의해 제기됐다.

지난 16일 밤 진도실내체육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진정되지 않은 마음을 다잡고 모임별 대표를 뽑아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데 분주했다. 이 과정에서 생존자 중 중년의 한 남성이 마이크를 잡고 인천항에서 출발부터 사고 당시까지 과정을 낱낱이 설명했다.

특히 이 남성은 자신이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기사라고 밝히며 군산해역에서 배가 덜컹거리며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 제주도로 가는 세월호에 트레일러를 싣고 승선한 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인천항을 출발해 군산 해역을 지나가는 도중, 배가 15도 이상 기울어지며 단번에 뭐가 잘못됐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직업이 운전하는 사람이라 균형감각을 크게 잃은 배의 상태를 직감할 수 있었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신을 당뇨병 환자라고 밝힌 그는 “원래 사고 당일 조식이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데,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부터 식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당뇨병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학생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며 “밥을 먹고 갑판 복도로 나왔는 데 배가 순식간에 360도로 돌면서 순식간에 침몰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아래쪽에서 휩쓸려 내려간 상태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가까스로 배에서 나와 구조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식당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식사하고 있었던 장면이 세월호에서의 마지막 기억이다”고 전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