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치워라…기자 퇴장” 사건 오보 ‘언론 불신’ 심화 진도 현장 단원고 학부모 예민 반응 학부모-기자 몸싸움·욕설·비난 난무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4년 04월 17일(목) 20:43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지난 16일 여객선 ‘침몰’ 사건이 발생한 뒤 1시간여가 흐른 후 전원 구조를 알리는 문자메시지 한통에 학부모들은 마음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이것이 오보로 밝혀지는 순간, 학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학부모들은 구조를 시도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자 예민한 모습으로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특히 오보 역시 사건을 방치하는데 일조했다는 뜻을 내비치며 현장에 있는 언론사들에게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취재를 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말을 거는 기자의 멱살을 잡으려다 기자가 도망쳐 줄행랑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에 모인 학부모들은 “오보가 아이들을 죽인 것”이라며 “분명 단원고 학생들 전원 구조라는 문자를 받고 마음을 쓸어내렸지만 명백한 오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 정부 모두 그 오보를 보고 안일한 태도로 구조를 했을꺼다”며 “결국 내 자식들은 그 시간 동안 배에 물이 차 차가운 몸을 떨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국에서 언론사들이 몰려 곳곳에 카메라와 수첩과 펜을 든 기자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자 학부모들은 기자들의 퇴장을 요청하고 나섰다.

또 이와 같은 불만에도 고성이 난무하고 눈물을 흘리는 상황을 담으려고 하는 카메라 기자를 향해 이성을 놓고 비난을 쏟아내며 욕설을 퍼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2층에서 카메라로 현장을 찍고 있는 방송사를 향해 “언론은 이곳이 놀이터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곧 목숨이 달린 곳이다”며 “네 자식이라 하더라도 우는 곳만을 찾아 찍으러 다니고 일터에서 일하듯 계속 찍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학부모는 “인터넷이 아니고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이 하나도 없다”면서 “언론에서 하는 말은 아무것도 믿지 않을테니 현장 관계자들은 현장상황을 직접 전하라”고 소리쳤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