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딘 구조…실종자 가족 분노·절규
진도=박세권 기자 |
| 2014년 04월 17일(목) 20:45 |
|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이틀째인 17일 오전 7시부터 대책반이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비와 풍랑 등 기상악화로 오후부터는 구조작업을 멈추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더욱이 이날 사고 해역에서 시신 4구가 인양돼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지금까지 최종 집계된 총 승선자 475명 가운데 179명이 구조됐으며 286명은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오후 9시 현재) 구조된 이들 가운데 101명(중상 5명)은 해남, 목포, 진도, 서울, 경기도 안산 등지의 병원에 입원했다.
◇합동잠수팀 구성 구조작업 안간힘
이날 현장에는 오전 7시부터 해경, 해군, 관공서, 민간 선박 169척과 헬기 29대가 배치됐다. 또 해경(283명)·해군(229명)·소방(43명) 등 555명이 합동잠수팀을 구성해 수중 탐색에 나섰다.
해경과 해군 잠수요원 20명은 2인 1조를 이뤄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12차례에 걸쳐 선체 내부에 진입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잠수 인력을 소집했다. 이날 사고 현장인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해상은 기온이 14.4도 안팎으로 전날보다 2도 가량 높았으나 초속 5m가 넘는 바람이 불어 체감 기온은 전날보다 훨씬 낮았다.
오전 9시께부터는 현장에 출동한 100t급 해경 경비정들이 좌우로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더 거세져 해경 특공대원과 해군 해난구조대(SSU)원들이 탄 소형 고무보트 4척은 세월호 바로 앞에서 들어갔다 물러나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특히 잠수대원들은 기상 악화에도 밧줄 하나에 몸을 의존한 채 산소통을 메고 바다로 뛰어들어 선체 수색을 시도했으나 거센 물살과 20cm도 안 되는 가시거리로 인해 몇 분 후 물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해경 등은 이날 수색을 재개한 이후 현재까지 시신 3구를 인양했다. 또 이날 오전 8시께는 사고 선박 주변 200m 해상에서 해경을 도와 구조작업을 펼치던 어선 선장이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이수연 양의 명찰이 달린 검은색 책가방을 발견했다.
오전 9시 이후에는 바람이 거세져 통상 바닷물이 일시적으로 멈춰 잠수가 수월한 정조(停潮) 시간대인 오전 9시30분께에도 수중 수색을 할 수 없었다.
◇강한 바람 불면서 상황 더 나빠져
여기에 날씨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됐다. 진도군 팽목항 인근에는 오후 5시 들어 약한 태풍에 버금가는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쏟아졌다. 또 사고 지점인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해상은 파도가 굉장히 강하고 수중 시야가 수십㎝에 불과해 수색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병풍도 인근 해상의 경우 오후 4시 기준으로 비를 동반한 초속 7.1ｍ의 강풍이 몰아쳤다.
◇침몰원인…급격한 방향 전환 ‘무게’
여객선이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뱃머리를 갑자기 돌리면서 무게 중심이 쏠려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해경 수사본부는 무리한 ‘변침’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變針)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으로 제주로 향할 때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가는 곳이다.
급격한 변침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었을 수 있다는 것이 해경의 추정이다.
여객선에는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천157t이 실려 있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진도=박세권 기자
진도=박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