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 잠시 놀러온 신의 초상화를 그립니다” 김근태 화백 시립미술관서 ‘들꽃처럼 별들처럼’展 ‘제 34회 장애인의 날 기념 초대전’ 23일까지 내년 뉴욕 UN전시회에 걸릴 100m 대작 전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4월 20일(일) 19:42

김근태 作 ‘들꽃처럼 별들처럼’

“장애는 신이 실수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인간의 순수한 본연의 모습, 그리고 잊혀진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공감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됐으면 합니다.”

말주변이 없다던 화가는 소감을 전하며 10여분 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고 한쪽 귀가 들리지 않은 그는 감회가 남다른 듯, “장애인을 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교감해주는 분들이 많이 행복하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20년간 지적장애인만을 그려온 작가 김근태. 제34회 장애인의 날 기념 초대전인 김근태 작가의 ‘들꽃처럼 별들처럼’展 개막식이 열렸다. 지난 17일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정동채 동아시아문화도시 추진위원장, 나경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이연 광주시 문화관광정책실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이번 전시회는 김근태 화백이 오는 2015년 뉴욕 UN 전시회에 출품할 100호 81개 상당, 100m에 이르는 대작을 완성하기 전 미리 선보이는 자리이다. ‘들꽃처럼 별들처럼’ 이라는 제목의 100m에 달하는 작품은 캔버스를 악보로 지적장애인을 음표로 형상화해 남도의 자연배경, 사계절 등이 오케스트라 악보로 표현된 작품이다.

김 화백은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삼는 대부분의 영화나 예술은 장애인이 고난을 극복했다거나 따듯한 마음씨와 뜻밖의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는 단순히 극복돼야 할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과 인정의 대상이 돼야한다는 것이 이 그림의 내용이자, 이 전시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을 이루고, 극복했기 때문에 그들이 그림의 주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체의 순수함을 담았다.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신체적 장애나, 정신적 장애로 인해, 얻게 되는 다름의 깊이를 봐달라”며 “그것이 붓으로 온전히 표현되면서 인간 본연의 이해를 돕고, 위로를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이어 김 화백은 한국아트센터에서 6월부터 초대전시회를 열고, 2015년에는 뉴욕UN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시는 23일까지. 문의 062-222-8053.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