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아들아! 빨리 엄마 품으로 돌아와다오” ●진도 팽목항 애타는 실종자 가족 부둣가 나와 ‘기적의 생환’ 염원하며 대성통곡 시신 인양 잇따르자 온통 눈물바다·실신하기도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4월 20일(일) 20:11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지 닷새째인 20일 오전 진도 팽목항에는 실종자 생환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간절한 기다림으로 가득찼다.

제주도 여행을 잘 다녀오겠다던 실종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못한 채 차가운 진도 바다속에 외로이 갇히면서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통한의 슬픔에 잠겨 있다.

미처 손을 써보지도 못한 채 그리운 피붙이를 구출하지 못한 죄책감에 싸여있는 가족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항구로 대거 모여들어 구조작업 현장을 지켜봤다.

이날 조류가 약해지고 응급구조 환경이 나아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 부둣가에서 사고 해역을 바라보며 기적적인 생환 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팽목항에 속속 도착하면서 신원을 확인한 가족들은 오열을 터뜨리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실신해 응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울음을 터뜨렸고 팽목항은 온통 눈물바다로 변했다. 시신이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간 뒤 구조 소식이 잠잠해지자, 이 일대는 다시 평온해졌다.

정오께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50명의 명단이 게시돼 있는 상황판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

이들은 정부의 늑장대처에 “우리 자식이 다들 죽어간다”며 무능력한 구조 작업에 대해 비판했다. 또 일부는 공영방송을 믿을 수 없다면서 인터넷 방송에 직접 참여해 실상을 알리자는 의견도 나왔다.

여기에 한 여성은 부둣가에 홀로 앉아 “아들아! 보고 싶은 내 아들아! 빨리 내 품으로 돌아와다오”라고 되풀이하며 대성통곡했다.

점심시간 후 잠시 잠잠했던 팽목항 일대는 오후가 되면서 다시 시신 인양 소식이 전해졌고, 또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신의 인상착의를 전해듣고 자신의 핏줄임을 확인한 가족들은 자신의 자식을 붙잡고 목놓아 울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속속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실종자 가족, 잠수부 등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구조 작업에 일조했다.

정부는 해군 전문 잠수부를 비롯해 민간 잠수부까지 대거 투입해 정조시간(오전 6시28분, 12시9분, 오후 5시55분, 6시40분, 7시31분) 1시간 전후로 집중구조 작업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계속된 시신이 발견되면서 팽목항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능력한 구조 능력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찾기 위해 항구를 찾은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연이은 비보에 새까많게 타들어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진도=박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