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시간은 내게 가장 행복한 시간” 24일 무등갤러리서 첫 전시회 여는 최선주 건축사 구례산동, 월출산 등 남도의 산하 화폭에…40여점 전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4월 21일(월) 19:37

최선주 作 ‘완도 원동’

학창시절 그는 생활기록부 취미란에 항상 ‘그림그리기’라고 적었다. 그만큼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았고, 꿈이었다. 미대를 가려고 했지만 “그림 그리면 늙어서 밥 굶는다”던 어른들의 말씀에 따라 화가의 꿈은 살포시 접어두었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을 접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대 건축학도였지만 ‘바로크 80’이라는 그림 모임을 창립했고 금남로에 있는 광주은행에서 첫 전시회도 열었다.

30년 경력의 건축사 된 그는 환갑이 된 지금도 하루 2-3시간씩 붓을 잡는다. 그에게 그림 그리는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최선주(60·한길종합건축사사무소 이사)건축사가 생애 첫 개인전을 연다. 24일부터 30일까지 광주 동구 무등갤러리.

그는 이번 전시에서 지난 3년 전부터 모아온 풍경화 40여점을 선보인다.

“혼자서 습작은 계속해왔어요. 준비한 작품들을 모아서 회갑기념으로 지인들과 잔치한번 벌여보고 싶은 마음에 전시를 갖게 됐습니다. 건설회사 특성상 새벽 일찍 나가야 되고 밤늦게 돌아오면 힘들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집 한 켠에 있는 화살에서 2-3시간 작업을 했어요.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잠이 안오더라구요.”

그는 광주의 작가 동호회인 일요화가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매주 주말이면 차에 그림도구를 싣고 어디로든 떠난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보고 느끼는 감정을 캔버스에 옮긴다.

특히 그가 자주찾는 고향 완도의 풍경은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작품 ‘하늘정원에서 본 완도읍’과 ‘완도 원동’에서는 고향에 대한 향수가 가득하다.

“저는 색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보시는 분들이 제 그림은 정감이 풍부한 느낌을 준다고 해요. 주변사람들의 일상에서 번지는 사랑과 관심을 그림을 통해 교감하고 대화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에서는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복숭아밭, 만선의 꿈을 안은 배들이 늘어선 바다, 그가 뛰어놀던 어촌 등 남도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주로 평범하고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지향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잖아요. 자기 직업에 충실하고 현실을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보다도 한 차원 높은 자아실현을 위해 도전하고 정열을 쏟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의 062-262-1511.

/글=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