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장 경선, 제 3의 기관에 맡겨라 박종렬 |
| 2014년 04월 21일(월) 2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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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지역 국회의원 5명이 윤장현 광주시장후보를 공개지지 선언하였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할 국회의원들이 ‘무리지어’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사건이다.
이들은 새 정치 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윤 후보를 지지하고, 이것이 바로 국민과 광주시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라면서 광주가 가장 모범적인 개혁공천을 이루어 내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대다수 시민들은 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안철수 대표가 자기사람인 윤장현 후보를 만들기 위해 이들 국회의원을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시민운동가로서 훌륭한 분이다. 그러나 합당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들보다 20% 포인트 이상 낮게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심사위는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보다 15%포인트 이상 낮으면 경선에서 배제시키기로 하였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단독후보가 된 것은 이 원칙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국회의원 5명이 윤후보를 지지한 것은, 광주시장을 자기사람으로 심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안철수 대표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4년 전 시장 후보 경선을 떠 올리며, 당에서 이미 윤 후보를 만들기 위한 모종의 프로그램을 준비를 해 놓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4년 전에도 민주당은 광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광주경선에 배심원제를 적용하였다. 배심원 구성도 타 지역 사람 200명과 광주시민 200명으로 하였는데, 시민들은 당이 특정인을 만들기 위해 광주시장 후보를 타 지역 사람들에게 맡겨 광주시민들을 바보로 만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선에 참여한 배심원을 보면 타 지역 출신은 200명 중 184명, 광주출신은 200명 중 131명만 참여하였다. 이 결과는 누가 보아도 타 지역 배심원을 동원하여 특정인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윤후보 지지선언 후 거센 비난이 일자 국회의원 5인은 “지도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는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당위원장인 임내현의원은 파장이 커지자 “나는 전말에 대하여 잘 모른다. 그동안 진행해 온 분들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 모두 광주시민의 의심을 벗지 못하는 말들이다. 급기야 지난 16일 윤 후보가 태도를 바꿔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그 배경에 대하여 추측이 무성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대표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신뢰는 바닥이 났다. 당에서 아무리 공정한 경선을 하겠다고 해도 시민들도, 후보들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당이 이미 정해진 수순을 밟아 가고 있는데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왜 바보놀음에 끼려느냐는 시중여론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윤장현 후보도 이런 방법으로 시장후보가 된다면 자신에게 떳떳치 못할 것이다.
지금 광주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다. 국회는 국민이 검찰을 불신할 때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수사를 맡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광주시장 후보 경선은 공정한 제 3의 기관에 맡겨 여론조사기관 선정과 배심원 선정에 당이 관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후보들이 안심하고 경선에 참여하고, 시민들이 경선결과를 가감 없이 받아들일 것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개혁을 빌미로 광주를 희생양으로 삼는 정치세력을 혼내 주기 바라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광주가 거짓으로 포장된 새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