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합니다’ 교활한 선거운동 ‘눈총’ 예비후보들, 세월호 침몰사고 인용 본인 홍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문자메시지 발송 빈축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4년 04월 21일(월) 20:45

“세월호 침몰사고로 꽃다운 청춘들의 비보에 슬픔을 가늠키 어렵습니다.”

일부 예비후보들이 지난 16일 진도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를 빌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로 대부분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 등 공식 일정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이 같은 문자메시지로 선거 활동을 교묘히 이어가고 있어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실제로 한 구청장 예비후보 A씨는 “저는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한 시의원 B예비후보는 “세월호 사고 고인들 명복을 빌면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합니다”라고 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일부 예비 후보들은 “여객선 침몰사고로 꽃다운 청춘들의 비보를 애통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선거구, 이름 등을 첨부해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예비 후보들은 문자메시지에 세월호 침몰 사고를 서두로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교묘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애도를 가장해 메시지 마지막 부분에는 자신의 선거구를 기재, 사실상 홍보 활동을 펼친 셈이다.

이에 시민들은 이 와중에 홍보활동을 하는 것은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난과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문자를 받은 회사원 김모(46)씨는 “참사를 이용해 자신들의 선거구까지 들먹이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면 자신들을 이때다 싶어 홍보하는 것 같은데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가만히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마음속으로 기원해주는 게 그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주부 박모(55·여)씨도 “제3자인 우리들도 이런 문자를 받고 오히려 반감만 드는데 학부모들은 오죽하겠느냐”며 “후보들은 항상 홍보활동을 하면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데 진정으로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먼저 알아야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