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은 주민과의 계약이다 한요택·진도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2014년 04월 24일(목) 20:36

매니페스토(Manifesto)는 라틴어 ‘manifestum’에서 파생한 이탈리아어로 ‘분명한 의미’를 뜻한다. 정치에서는 후보자나 정당이 국민에게 제시하는 ‘참공약’을 가리킨다. 정책에 대한 목표와 실현방법, 실현에 필요한 기한과 재정조달 방법 등을 명시하는 매니페스토는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원천봉쇄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유권자에게 약속하여 책임감 있는 선거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한다.

매니페스토의 기원은 19세기 영국이다. 영국의 역사적인 매니페스토 두 개를 꼽는다면 1979년 마거릿대처의 보수당 매니페스토와 1997년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 매니페스토로 둘 다 18년 만에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 매니페스토이다.

특히 1997년 매니페스토는 보수당의 장기집권을 끝내고, 당시 나이 마흔넷이었던 토니 블레어를 수상에 올리면서 매니페스토의 대명사가 되었다. 유권자들의 정치수준을 높이고 관심을 환기하는 수단으로서 매니페스토는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톡톡한 효과를 거두었다.

일본 민주당은 2009년 총선에서 중의원 비례정수 80명 축소, 자녀 1인당 월 2만6천엔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매니페스토로 자민당 54년 집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고교 무상교육, 고속도로통행료 무상화 등 매니페스토를 실천하지 못하면서 점차 수세에 몰렸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 우리의 매니페스토는 돈선거, 연고선거, 허위·비방선거 대안으로서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도입되었다. 2012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제18대 국회의원의 공약완료율이 35.1%이고, 국회의원 중 18.3%는 공약이행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당선인의 책임은 후보시절에 한 약속보다 훨씬 엄중해야 할 것이다. ‘공약의 재앙’을 막는 것이 내 가족과 나라를 위하는 길이며, 이는 우리 유권자만이 할 수 있다.

정당·후보자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수치, 공정, 재원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며 유권자에게 정책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는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을 구분하는 잣대를 정당·후보자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요택·진도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