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화장실에 대한 단상 이순남 |
| 2014년 04월 24일(목) 20:36 |
|
요즘 TV 주말 프로그램 중 인기를 끌고 있는 ‘아빠 어디가’를 시청한 적이 한 번쯤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는 평소 관계가 서먹서먹했던 아빠와 아이들이 도심을 떠나 한가로운 농촌으로 여행을 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은 평소 경험해 보지 못한 시골의 집의 구조로 곤란해하고, 볼일이 급한 와중에도 불도 들어오지 않는 재래식 화장실이 무섭고, 냄새가 나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 화장실은 대부분 수세식화장실로 지어졌지만, 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농촌?도시지역 구분에 상관없이 상당수가 재래식 화장실로 지어졌었다. 재래식화장실은 구조상 악취가 발생하기 쉽고, 위생상 문제로 인해 생활공간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이제 화장실은 점점 개인 생활공간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책을 읽거나, 화장실 안에 있는 욕실에서 반신욕을 즐기는 것은 하루일과 중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지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이 부모님과 친인척들을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언제나 명절때가 되면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하며,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고, 주 5일 근무를 하는 등 여가가 늘어나면서 주말이면 가족, 친구들과 야외로 나들이를 가거나, 1박 2일 캠핑을 가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외부에 외출할 때 꼭 한번은 거쳐가는 곳이 공중화장실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원의 경우 많은 인구가 이용할 수 있도록 넓고 쾌적하게 설계되어 이용하기 편리하며, 요즘은 이용의 편리성뿐 아니라 미적감각까지 가미되어 지역의 명소가 되기도 한다.
지자체에서도 지역주민이나 관광객을 위해 매년 꼭 필요한 곳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거나, 낡고 파손된 화장실은 지속적으로 개보수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눈살을 찌푸린 경우가 있을 것이다.
공중화장실을 들어갔지만 일부 이용자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인하여 화장실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 화장실 안에서 흡연하는 사람들 때문에 느껴지는 매캐한 담배냄새, 용무를 마치고 깨끗하지 못한 뒤처리 때문에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쫓기듯 화장실을 나오는 경우가 더러있다. 과연 내 집 화장실이었다면 이렇게 사용할 수 있었을까?
지자체에서는 공중화장실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매년 예산을 투입하여, 화장지, 비누 등 편의위생용품을 비치해 놓고, 매일 1회 이상 청소를 하고 있다. 반면 개방화장실은 건물주가 자신의 건물에 위치한 화장실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부하는 마음으로 개방한 것이기 때문에 화장실을 내집처럼 사용하는 배려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광주시에서는 많은 사람이 쉽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중화장실 250개소를 운영중이며, 기존에 지어진 건물들의 건물주들과 협의하여 화장실을 개방할 수 있도록 ‘개방화장실 확대 지정 운동’을 전개하여 개방화장실 1,215개소를 지정하였다. 시와 건물주는 서로 협조하여 화장실을 찾기 쉽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 설치, 편의위생용품 비치, 주기적인 청소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에서는 앞으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국제행사가 연이어 계획되어 있으며, 이외에 국내외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 세미나 등이 지속해서 열릴 예정에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외부 손님들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점검과 준비를 통해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지역 브랜드 가치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과정 중 많은 부분에서 점검과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 중 화장실 역시 시민의 참여가 필요한 곳이다.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때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살기좋은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