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개혁공천’ 물 건너갔다 광역·기초단체장 이중잣대 적용 비판 제기 특정계파 인사 배제 일부 ‘표적 심사’ 반발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4년 04월 24일(목) 20:51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단체장 후보 부적격자 선정이 특정 후보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이중잣대’를 적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공천심사 과정에서 친손학규계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합당의 주요 명분이었던 ‘개혁공천’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의 경우 비리 전력자를 예외 없이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과 달리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서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경우는 공천받을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예외규정 때문에 지난 2004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에도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지난 2002년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이번에 공천배제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임 전 군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일가를 보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매번 공심위 서류 심사 과정을 통과했다”며 “저 역시 그 동안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공천배제자로 발표된 임성훈 나주시장의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 1심 판결 전인 상태이다. 그러나 똑같이 각종 비리 및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인 광주의 N구청장과 동부권의 S군수, 남부권의 L군수 등 여타 후보들은 모두 중앙당이 주도한 1차 컷오프 과정을 통과했다.

또 허남석 곡성군수의 경우 동생의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공천이 배제됐지만 서남권의 P군수도 동생의 비리 문제로 몇 차례 수사를 받은 적이 있었으나 공천 배제자 명단에서 빠졌다.

특히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부적격자 명단 중 손학규 상임고문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이들에게만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은 공정치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임성훈 나주시장과 임정엽 전주시장은 대표적인 손 고문계로 알려져 있다. 또 손학규계인 김호수 부안군수도 조건부 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이용섭 의원의 경우도 손학규계 인사가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이용섭 후보에게 불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구 민주계측 한 인사는 “개혁공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정성 아니냐”면서 “공천배제의 기준이 광역, 기초 다르거나 특정 계파의 인사들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공천관리 행위 그 자체가 바로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