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지킨다” 구호용품 ‘불티’ 구명조끼·소화기·재난탈출 서적 등 판매 급등 세월호 사고 여파로 사회적 불안감 확산 현상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04월 30일(수) 19:47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방위적으로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구호용품이나 생활안전용품은 반짝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분위기 확산에 안전용품을 준비해두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사고현장에 구호품을 보내려는 개인과 단체 수요가 늘어서다. 심지어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 등을 기술한 책도 덩달아 판매가 늘고 있다.
30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1주일간 수면용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면안대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55.2%나 뛰었다. 최근 한 달간 평균 매출 증가율이 37.1%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매우 크다.

몸의 긴장을 풀어줘 숙면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양초 등 아로마 용품 판매도 무려 114.6% 늘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용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1번가에서는 사고 이후 23일까지 핫팩과 담요 같은 방한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7배 뛰었다.

옥션에서도 같은 기간 손난로 등 방한제품 판매가 전년 대비 365%, 일주일 전보다는 28배나 늘었다. 겨울에 잘나가는 무릎 담요도 일주일 만에 2배 넘게 팔렸다.

11번가와 옥션 측은 “10개 단위로 잘 팔리는 수건이나 핫팩도 최근에는 50개 이상씩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사고현장인 진도로 보내는 묶음 단위 구호물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생활안전용품 수요도 부쩍 늘었다.

옥션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구명조끼 판매가 지난해보다 50%가량 많아졌고, 물속에서도 쓸 수 있는 랜턴과 라이트 매출이 105%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가스 누출과 화재를 알려주는 감지기와 소화기도 매출이 전년 대비 200% 뛰었다.

가정용 상비약 역시 2배 이상 더 팔렸다.

그런가하면 안전사고 및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는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호신용품, 보안·안전용품 매출이 1년 전보다 50%가량 매출이 신장했으며, 여성들이 호신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프레이 및 경보기 매출은 85% 증가했다.

폐쇄회로TV(CCTV) 및 감시카메라 매출도 85% 뛰었다.

심지어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 등을 기술한 책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출간된 ‘위기탈출 생존교과서’, ‘서바이벌 가이드’ 등 생존지침서들이 평소 일주일에 1-2부 정도 판매되다가 세월호 사고 이후 판매량이 소폭 상승했다.

이와 관련, 유통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일상에서도 비슷한 비극을 겪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다른 분야 안전제품도 많이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