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그 맘 우리가 잘 알지요” 단원고 유족들 슬픔 나누러 ‘다시 진도에’ 세월호 실종가족 보듬고 위로와 슬픔 나눠 진도=박세권 기자

2014년 05월 01일(목) 19:32

“빨리 구조하라” 유가족들의 애원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다시 ‘악몽의 바다’ 진도 팽목항 사고해역을 방문했다. 이날 유가족들이 보름이 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실종자들에 대한 신속한 구조를 현지 당국에 촉구하고, 속을 새카맣게 태우며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내 새끼들 살려내라.”

실종자 중 단 1명의 생존자도 없는 세월호 침몰 16일째, 비통함과 무거운 침묵으로 가라앉은 진도 팽목항에 하나 둘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이들은 불과 얼마전까지 여기서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같이 눈물과 원망의 나날을 보냈던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이었다.

1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삼삼오오 모여든 유가족들 150여명은 오전 10시45인승 관광버스 4대를 타고 진도로 출발해 5시간여 뒤인 오후 4시10분께 팽목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이들을 살려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얘들아 못 지켜줘서 미안해’, ‘오늘 부디 자식을 품에 안고 돌아가게 아이들을 찾아주세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며 신속한 구조를 촉구했다.

이들 중에는 구호를 외치던 중 슬픔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는 가족들도 상당수 였다.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가족대책본부 옆에 모인 유가족들은 “이 정부를 믿을 수 없다”, “마지막 한 명까지 안아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이어 팽목항 입구까지 행진하며 “내 새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마치고 팽목항으로 되돌아온 유가족들은 아직 자녀를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서 유가족 김모씨는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지난 주말 진도에 다녀왔다”며 “이번에는 다른 가족들도 함께 실종학생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도 “실종자 가족들과 마음을 같이 하고 싶어 진도로 돌아왔다”며 “물에 잠겨 있는 애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구해줄 수 있는지 힘을 더 실어주고 싶다”고 토로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던 유가족 역시 “우리 아이들은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지만 현지 실종자 가족들은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며 “구조작업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해보고 그동안 드러난 부실한 구조작업에 대해 강력히 지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구조 작업은 물살이 센 사리 때인만큼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수색작업을 벌여 4층 선수 쪽에서 남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했다. 또 오후 2시20분께 수색에 착수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추가로 8구의 시신을 4층 선수 부분에서 발견했다. 이로서 이날 밤 9시 현재 사망자는 221명, 실종자는 81명이다.

또 전날 세월호에서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수습되자 인근 해역의 유실물 수색도 강화됐다. 군·경, 지자체 등이 참여한 시신 유실 방지 전담반(TF)은 닻자망 어선으로 인근 해역을 확인하고 해안으로 떠내려온 유실물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620점 가량의 유실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진도=박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