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으로 소중한 생명 구해 뿌듯” 심폐소생술로 어머니 살린 박은지양, 광주 북부소방서 ‘하트세이버’ 선정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5월 01일(목) 20:27

최근 세월호 수습과정에서 민간인이 정부보다 뛰어난 구조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1분1초의 생사기로에 선 어머니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10대 여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박은지(북구 양산동·18)양.

1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심장 박동이 멈춘 ‘심정지’ 환자를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박양 등 9명(시민3·구급대원6)에게 하트세이버(Heart Saver) 배지를 수여했다.

하트세이버란 심폐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사람으로, 이 상을 수여함으로써 생명 구조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적극적인 응급처치를 유도해 환자의 소생률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소방서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하트세이버 수상자 중 최연소인 박 양은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 악몽’을 겪어야만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잠에서 깬 박양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방에서 나온 어머니가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며 앞으로 쓰러졌다.

너무 놀란 박양은 어머니를 부축하며 얼굴을 보니 동공이 풀린 상태로 금방 위급상태임을 직감했다. 이에 박양은 침착하게 119에 신고를 한 후 현장에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구급상황관리사의 지도에 따라 어머니에게 심장압박을 실시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는 박양의 어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어머니는 한 달 후 퇴원할 수 있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는 박양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별 일정도 없었는 데 갑자기 어머니가 거실에서 쓰러져 너무 놀랐다. 즉시 119에 연락한 후 구급상황관리사가 하라는대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며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여유있게 말할 수 있지만 당시를 회상하면 자칫 어머니와 영영 만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세월호 참사로 꽃을 피어보지 못한 청춘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현했다.

박양은 “내 나이대와 비슷한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제주도 수학여행의 부푼 꿈을 안고 진도 해상을 지나가다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생각에 너무 슬프고, 자신들만 챙기는 어른들의 명백한 잘못에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양은 끝으로 “어른이 되서도 어떤 응급상황을 맞이하더라도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고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처하겠다”고 맺었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