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가족이다 그럼에도 가족이다 5월 ‘가정의 달’…스크린 가득 가족과 성장의 참 의미를 묻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5월 07일(수) 19:21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

가족만큼 소중한 게 또 있을까. 가정의 달 5월, 스크린 속에서도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쏟아진다. 광주극장에서는 ‘아버지의 진심’과 ‘입양아의 성장’을 담은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를 통해 ‘가족’과 ‘성장’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을 듯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칫 소홀했던 가족과 함께 영화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보는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


◇ 일흔셋 아버지가 남긴 고백 ‘아버지의 이메일’
2013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아버지의 이메일’은 어버이날인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컴맹’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일 년간 둘째 딸인 ‘나’에게 마흔세 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다시 열어본 메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가족 모두에게 건넨 자신의 이야기였다. 6·25 전쟁, 월남전, 88올림픽 그리고 아파트 재개발 광풍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질곡마다 아버지의 발자국은 작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당신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 가족의 삶도 함께 흔들렸다. 당신의 삶은 나의 가족사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영화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삶, 특수하게는 한국 근현대사 속의 ‘아버지’라는 존재를 홍재희 감독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성찰한 사적 다큐멘터리다.

가족에게조차 평생 꺼내지 못했던 일생의 꿈과 그리움, 그리고 절절한 미안함의 고백은 마치 나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아버지가 하지 못한 말들을 대신 들려주는 것 같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피부색깔=꿀색’.

◇ 어디서도 나는 이방인 ‘피부색깔=꿀색’
한국이름 전정식인 융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피부색깔=꿀색’은 5살 남짓한 어린 나이의 그가 머나먼 타국 벨기에로 입양돼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자전적 성장담을 담은 동명의 원작 만화(도서출판 길찾기)가 해외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수묵화 양식의 이 작품을 토대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부분 접목한 새로운 기법의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지난 달 일본 미디어아츠 페스티벌에서 외국 작품으로는 15년 만에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받는 등 그 동안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라 불리는 프랑스 안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브라질 아니마문디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5월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9일 개봉한다. 문의 062-224-5858.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