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공감 못하는 젊은 세대 5·18 34주년 이젠 광주가 변하자<3>5·18 외면하는 학생들 행사 참여 뒷전…단순 휴무 인식 공감도 낮아 부모님 통한 교육 전부…학교 역사교육 중요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4년 05월 07일(수) 20:35

오월 정신 기리며… 5·18광주민중항쟁 34주년 기념일을 10여일 앞둔 7일 오전 광주 북구새마을회와 여성단체협의회원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의 묘비를 정성스럽게 닦는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5·18민중항쟁이 올해로 34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0년 5·18과 함께 자라난 아이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고, 현재 대학생들은 태어나기도 전의 5·18에 대해 학교와 부모님을 통해 전해 들어왔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들이니 당연히 ‘5·18을 잘 알겠거니’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에게 있어 5·18은 사실이 아니라 역사로 멈춘지 오래다. 그것도 오래된 화석 같은 역사로 말이다.

현재 스무살 대학생들은 1995년생으로 그들에게 5·18은 공감의 대상이 아닌 교과서를 통해 배운 역사일 뿐이다.

더욱이 지난해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곡 논란, 인터넷사이트 ‘일베’ 등의 역사왜곡, 폄훼 논란 등을 통해 5·18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보다는 오히려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의 경우 5·18 전야제 및 기념식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그냥 으레 열리는 행사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공감도도 낮다.

더불어 전국 대학생들 역시 각 지역에서 5·18 관련 행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참여를 하고 싶어도 못하거나, 아예 그날이 어떤 날인지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도 다수다.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극히 원시적이다.

대학생들에게 ‘화려한 휴가’, ‘26년’ 등 영화를 틀어주거나 대학교 수업의 레포트, 혹은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그때는 그랬다’는 구전식 교육일 뿐이다. 이나마도 관심있는 대학생일 경우에 한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젊은 세대가 바라는 5·18은 과연 무엇일까?

취재결과 대학생들을 다시 도청으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34년의 벽을 넘은 공감대 형성과 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다.

광주 모 대학생 박모(26)씨는 “5·18을 책에서만 보다보니까 차라리 영화에서 보여주는 5·18이 더 현실감있게 다가왔다”며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면서 역사교육을 잘 받지 않다보니 잊고 사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 확실하고 꾸준한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5·18이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투쟁한 역사적인 날인 것은 안다”면서도 “딱히 참여할 공간이 없어 그날 전야제나 기념식에는 항상 집에서 쉬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거주하는 김모(20·여)씨는 “5·18은 영화나 부모님이 5·18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알게 됐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이지역 학생들은 5·18 당일이라고 해도 특별한 행사가 없어서 큰 관심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도 5·18을 상징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노래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도 많아서 왜 이것이 왈가왈부 돼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이 노래 한곡을 몇 년씩 끌고 오면서까지 정부에서 막으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5·18이 34년이나 됐다는데 아직 전국적으로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새로운 세대에게 역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80년 5·18에 젊은 청춘들이 움직였던 것은 자신들의 현실과 삶, 그리고 정의를 위해서였다.

34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젊은 청춘들에게 과연 그때의 정의와 삶이 통할 것인가, 통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알려줄 것인가.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