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동광주점 ‘갑 횡포’ 논란 1억여원 들였는데…“업종 바꿔·가게 빼” 일방적 계약 종료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05월 08일(목) 19:12 |
광주의 한 대형마트 입점 업주가 마트 측의 횡포에 시달려 장사를 더는 할 수 없게 됐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갑의 횡포’다.
지난 2010년 초 광주 북구 두암동에 위치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동광주점에 입점해 아내와 함께 피자집을 운영 중인 A모(57)씨는 지난달 홈플러스 동광주점 관리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A씨는 관리자가 “오는 31일 자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며 “10일까지 영업을 완료하고 31일까지 매장을 비워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최근 납품업체에 쌀을 강매해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일방적으로 입점 점포와 임대차 계약을 종료해 ‘갑의 횡포’ 논란에 휘말렸던 대형마트다.
게다가 지난 3월에도 홈플러스 동광주점은 입점 점포에 대해 임대차 계약 강제 종료를 시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런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불과 2달 만에 같은 방법으로 다시 갑의 얼굴을 들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A씨는 당시 홈플러스 동광주점에 입점하기 위해 보증금 2천만원과 시설비 1억원 등 총 1억2천만원을 투자했다. 대형마트에 입점하면 큰돈은 못 벌어도 안정적이라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어렵게 마련한 자금이었다. 당시 내건 간판은 ‘임실치즈피자’였다.
그리고 1년 뒤인 2011년 6월께 홈플러스 동광주점 측은 업종을 ‘더블킹피자’로 변경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2천만원 가량을 추가로 들여 다시 간판을 내걸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A씨는 “관리자가 거의 반강제로 업종 변경을 요구했지만, 권유한 대로 업종을 변경하면 연매출 6천만원 정도가 더 오를 것이라고 해 희망을 걸고 변경했었다”며 “그런데 그 뒤 몇 달 만에 직판 피자코너가 생기더라”고 황당해했다.
그러던 지난해 홈플러스 측은 또다시 업종 변경을 요구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이번에는 ‘명동칼국수’집으로 변경하라고 관리자가 전하면서 투자비용이 2억원 가량 들 것인데, 변경하지 않으면 괘씸죄에 걸릴지도 모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빚더미에 앉아있던 A씨는 2억원의 돈을 추가로 마련할 수 없어 결국 업종 변경을 거절했다.
그리고 A씨는 지난달 일방적인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이달 말 쫓겨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보증금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매장에서 철수할 때는 기존 인테리어와 시설 등을 입점업주가 모두 철거하고 빼내야 하는데, 여기에도 수백만원이 소요된다.
A씨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하다보니 불합리한데도 항상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입점업주는 처절한 ‘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아마도 관리자 측의 말대로 지난해 업종 요구를 거절해서 괘씸죄에 걸린 모양”이라고 울먹였다.
나가라면 두말없이 나가야 한다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애초 홈플러스 측이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제소전 화해’ 조서 첨부를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A씨는 “장사만 할 수 있으면 되니 한쪽 모퉁이라도 내달라고 홈플러스에 간청도 해보고,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으름장도 놔봤지만 되돌아오는 답변은 ‘계약서상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맘대로 해보라’는 말 뿐이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동광주점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본사로 연락해보라”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공정거래사무소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임차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의 불공정약관조항들에 대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조치를 내렸다”며 “이번 사안이 이 같은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는 관련 부서에 배당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