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새 치료법 방향 제시 기대” 지스트 졸업 이한미 박사, 과대망상 등 영향주는 면역 분자 규명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4년 05월 11일(일) 20:33

“과대망상과 치매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치료법의 방향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스트(GIST·광주과학기술원)졸업생이 미국 스탠포드대 뇌과학과 연구팀과 함께 뇌질환을 일으키는 면역분자를 규명,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이한미 박사.

11일 지스트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지스트 생명과학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 뇌과학과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 박사가 최근 이곳 대학 연구팀과 함께 과대망상증, 치매, 자폐증 등 뇌 질환 보유자에게서 발견되는 비정상적인 ‘시냅스’ 연결망에 영향을 주는 면역 분자의 존재를 밝혀냈다.

시냅스는 뉴런과 뉴런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이자 뉴런의 중요한 구조물로 이번 성과는 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한 향후 연구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박사는 ‘시냅스 정제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는 두 개의 면역 분자인 H2-Db와 H2-Kb를 제거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면역 분자 H2-Db의 유무가 비정상적인 시냅스 연결망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규명한 시냅스 정제과정은 시냅스가 잘려 나가며 약화 및 소멸되는 동시에, 남아있는 시냅스는 유지 및 강화되면서 시냅스 연결망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태어날 때 무질서하게 서로 엉켜있는 인간의 뇌 신경망은 시각과 청각 등 외부 자극을 받기 이전부터 뉴런(신경세포)의 자발적 활성에 의해 시냅스 정제과정을 거치면서 정확한 연결망을 형성한다.

그동안 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연구자들은 휴먼 게놈 프로젝트 등을 통해 면역 분자의 유전자 변형이 비정상적 시냅스 정제과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면역 분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비정상적인 시냅스 연결망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쥐의 뇌에 H2-Db 분자를 다시 발현시킨 결과 뇌 신경망이 정상으로 연결됨과 동시에 H2-Db가 시냅스 정제과정을 조절한다는 것을 규명해냈다.

또 H2-Db와 H2-Kb 분자가 없는 쥐의 신경반응이 뇌 질환 환자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이지 않으며, 마치 자발성활성이 없는 상태에서 발달한 무질서한 뇌신경망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관찰하기도 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질환 보유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뇌 시냅스의 비정상적 형성 과정에 어떤 면역 분자가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던 점이 가장 큰 성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의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