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선거운동 자제 역대 최악 ‘깜깜이 선거’ 자질·정책 검증 실종 광역·기초 후보 누군지도 몰라 얼굴·정책 알리기 통로 차단 무소속 후보들 더 불리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

2014년 05월 13일(화) 20:28

6·4 지방선거가 불과 21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월호 침몰 참사로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면서 제 정당의 선거운동 자제 분위기가 지속돼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 공천자가 속속 결정되고 있지만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정책 대결이 사실상 실종돼 자칫 격전지를 중심으로 네거티브 선거의 유혹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선거 후보자들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중앙당이 선거운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낸 후 재개 방침이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아침 인사 등 일반적인 선거운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들은 오는 2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정책과 비전 등을 홍보할 방침이지만 중앙당이 유세차나 로고송 등 세월호 애도 분위기를 저해하는 일체의 행동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선거전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얼굴과 정책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야 각종 토론회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얼굴이라도 알릴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은 공조직이 없는 무소속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더욱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이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에 쏠리게 돼 무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의 박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난항을 거듭한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이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결정하고 있지만 경선을 둘러싼 후유증이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의 회의감과 피로감이 커져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출마자들에 대한 정보를 몰라 선거 불참을 공공연히 이야기 하거나 후보자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상징하는 기호 2번만 골라 찍는 ‘묻지마 투표’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부 오모(54)씨는 “광주시장과 구청장 후보는 누구인지 알겠지만 광역과 기초의원은 이름조차 모른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정치에 대한 염증이 생겨난 가운데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 검증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