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지사 탑승 헬기 해경 통제도 무시 세월호 참사 해경 보고서 “헬기 충돌위험 높은 상황 3회 반복” 현장 통제기 “전남소방헬기 나가!” 고함까지 송출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5월 14일(수) 20:20

세월호 침몰 당시 박준영 전남지사가 탑승한 소방헬기가 해경의 통제를 무시하고 사고현장 상공에 접근, 구조작업 중이던 해경 헬기와 충돌할 뻔 했던 사실이 해경의 ‘항공안전장애 보고서’에 의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해경 보고서는 전남도와 전남소방본부가 지난달 30일 공식 발표한 ‘박 지사를 태운 소방헬기가 이륙한 시각은 헬기를 활용한 해상 수색활동이 종료된 시점이었다’는 해명과 상반된 내용이어서 박 지사의 부적절한 헬기 탑승과 전남도의 대응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의 ‘항공안전장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전 10시50분부터 11시40분까지 세월호 침몰 해역 상공에 항공기 3대, 헬기 7대 등 총 10대의 항공기가 모여들었다.

보고서는 “초동조치 과정에서 직접 구조활동과 관계가 먼 전남 소방헬기(전남002)가 통제 항공기의 통제를 무시하고 구조 핵심까지 접근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전남002 소방헬기에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탑승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또 “우리청 헬기(B505) 직상공으로 불과 500피트(152m) 이내까지 접근해 헬기 충돌위험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 3차례 반복해서 발생했다”며 “결국 통제기가 무선으로 ‘전남002’ 헬기에 ‘소방헬기 나가!’라고 고함이 송출되는 상황까지 진행됐다”고 위험했던 당시 상황을 적었다.

이어 보고서는 “현장 초동조치 과정에서 다수의 헬기가 단시간에 좁은 공역에 집중 운영되는 상황에서 (현장에 대한) 통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이뤄진다”며 “홍보나 현장 순시가 우선시되는 항공기 운용은 매우 유감스럽고 무모한 행위였다고 판단된다”고 정리했다.

전남소방본부는 박 지사의 헬기 탑승이 논란이 되자 지난달 30일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박준영 지사가 소방헬기 2호를 이용한 시간은 10시53분께로 그 시각 사고 현장에서는 헬기를 활용한 해상 수색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해경의 통제에 의해 전남소방헬기1호를 포함한 11대의 헬기가 팽목항에 대기한 상태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헬기를 활용한 해상 수색활동 종료된 시점이었다’는 전남도의 해명은 ‘사고 해역 상공에서 해경 헬기와 전남소방헬기가 충돌 위험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 3차례나 반복됐다’는 해경 보고서와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진실성 논란까지 야기하고 있다.

한편, 박준영 지사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직후 전남소방헬기 2호를 타고 진도 현장에 가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