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서 고려 초 삼층석탑 원형 확인 영암문화원 “해발 550m 천연석 조성…신라형식 계승 전남지역 탑 중 최대” 영암=이봉영 기자

2014년 05월 20일(화) 20:26

월출산 사자봉 거북형 석등 대좌. /영암문화원 제공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과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김승희) 공동조사팀은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인근 속칭 달구바위 아래에서 고려시대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의 원형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사팀은 지난해 1차 조사에 이어 최근 2차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석재 파편을 통해 석탑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석탑은 천황봉 동남쪽 1천300m 해발 550m 산 정상에 천연적으로 조성된 100평가량의 평탄한 지형에 위치해 있다.

현재 탑은 무너져 땅 속에 반쯤 묻혀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사자봉삼층석탑은 전형적인 신라시대 삼층석탑의 형식를 계승했으며, 무위사삼층석탑(946년경)과 용암사지삼층석탑(1006년)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 중 사자봉삼층석탑은 가장 크고 웅장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사자봉삼층석탑은 월출산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것으로써 2층 기단과 3층의 탑신부, 그리고 복발을 포함한 상륜부를 포함해 전체 높이가 6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단부의 한쪽 길이는 300㎝, 1층 옥개석 184㎝, 2층 옥개석 146㎝, 3층 옥개석 118㎝로 확인됨으로써 전남지역 탑중에서 거탑에 해당된다.

탑 주변에는 귀부형석등, 양면석불, 절터가 함께 발견됐다. 귀부형석등은 석탑과 함께 불규칙 타원형태의 산 정상에서 발견됐으며, 양면석불과 암자터는 석탑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탑 주변을 밝혀주는 역할을 했던 석등은 현재 귀부만이 남아있다. 거북이 형태의 받침돌을 가진 석등은 대단히 희귀한 것으로써 현재 학계에 알려진 것은 여수 흥국사 석등과 영주 성혈사 석등 2기뿐이다. 이들은 모두 조선시대에 만들어졌다. 사자봉 돌거북이는 귀부형 비석의 거북이가 석등의 대좌로 차용된 예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돌거북이의 제작년대는 사자봉삼층석탑과 같은 고려초기로 볼 수 있다.

영암문화원 김한남 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월출산은 수많은 불교유물유적을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심층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월출산 불교문화재에 대한 종합 안내서의 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곳은 입산통제구역이므로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출입허가를 받아야 입산할 수 있다. /영암=이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