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重, 조선업계 최초 해양설비 내 ‘무선 통신’ 구축 안전·생산성 향상 기대 영암=이봉영 기자

2014년 06월 03일(화) 19:45

현대삼호중공업(대표이사 하경진)이 업계 최초로 건조작업 중인 대형 반잠수식시추선 안에 무선음성통신시스템을 구축했다. 생산성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 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는 평가다.

3일 현대삼호중에 따르면 최근 반잠수식시추선 건조 현장에 격실 내 무선음성통신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통화 품질이 우수했으며 통신 사각지역도 100% 해소됐다.

공사가 완료된 설비는 갑판 위 조정실과 선체 내 격실 사이에 유선이 깔려있어 통화가 가능하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설비는 유선망이 없는데다 전파도 닿지 않아 마땅한 통신 방법이 없었다. 전파가 닿는 곳마다 중간에 사람을 배치해 의사를 전달하거나 작업자가 직접 위아래로 뛰어다녀야 했다.

특히 전선이나 배관, 각종 기계장치들은 설치가 마무리되면 조정실에서 이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동시에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통신이 안 될 경우 사람이 직접 오가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게다가 격실에서 화재나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 직접 현장으로 뛰어가 사고소식을 알리고 조치를 취해야 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컸었다.

통신 시스템 구축으로 사고 직후 곧바로 상황을 전달하고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돼 회사의 안전시스템도 한 단계 진일보하는 전기가 마련됐다.

현대삼호중은 격실 내 무선음성통신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간이 중계기를 해양설비 곳곳에 설치해 전파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사진>

전파도 별도의 허가나 비용이 들지 않는 5㎓ 대역의 이른바 와이파이 주파수를 이용해 설치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단말기는 가볍고 착용이 편리한 이어폰 타입으로 선정해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했다.

현대삼호중은 의장과 시운전, 안전 관련 부서 현장직원 100여명에게 단말기를 배포하고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현대삼호중 관계자는 “선박이나 해양설비를 건조하는데 통신 사각지역만 해소해도 안전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무선음성통신시스템을 설치한 시추선이 인도되면 철거 후 다른 선박이나 설비에 재활용할 수 있어 투자효율도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암=이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