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최종 목표는 좋은 일자리 늘리는 것”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자 우수한 자연자원 활용 관광산업 육성 적극 지원 KTX 2단계 노선 장기 지역 발전전략 부합해야 도민과 소통 중시…인사·사업 철저히 공정하게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 조속한 입법화 위해 최선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6월 22일(일) 20:20

프로필 ▲62세 ▲영광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 ▲동아일보 국제부장 ▲16·17·18·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대표비서실장·대변인·기획조정위원장·원내대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6·4 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로 당선된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자가 다음달 1일 취임한다. 이 당선자는 전남지사 직무 인수위원회와 함께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전남도 업무보고를 받은 뒤 향후 도정 구상 등 취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당선자로부터 전남도 주요 현안에 대한 진단과 추진 방향, 해법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註


▲전남도 업무보고가 끝났다.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느낀 문제점과 소회는?

-도청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저는 그동안 박준영 지사와 공직자들이 전남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고심했다는 것을 느꼈다. 전남도정을 이어받은 제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도 확인했다. 도청과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는 끝났지만 인수위원회의 6개 분과위와 1개 특위(도정현안특위)가 하루도 쉬지 않고 회의를 열거나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결과를 정리해 취임 전 인수위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안특위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현안특위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사안과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도정현안특위는 F1과 J프로젝트 문제, 공기업과 출연기관의 경영 개선 문제, 사파리 아일랜드를 포함한 관광분야 현안, 안전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인수위는 도정의 잘잘못을 추궁하거나 도정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는 기구가 아니다. 저는 인수위 활동을 통해 취임 때까지 도정을 충실히 파악하고 취임 이후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현안특위도 이와 같은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안특위에서 다루고 있는 사안들이 전남에서 중요한 쟁점들인 만큼 더욱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시각으로 살펴봐 달라고 위원들께 부탁했다.

▲F1코리아그랑프리 개최 문제가 급선무다. F1에 대한 기본 입장은 무엇이며 추진 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취임 직후 F1 운영사인 영국 FOM(Formula One Management) 본사를 방문할 의향은?

-F1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전남도민 모두가 F1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성공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전남의 과제가 되어 안타깝다. 현 시점에서는 F1을 지속한다면 적자를 어떻게 줄이고 비용 충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 중단한다면 약 4천200억원을 들여서 지은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손해배상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과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파악해 원점에서 재검토 할 생각이다. FOM 본사를 방문할 것인지 여부는 충분히 검토한 뒤에 결정하겠다.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의 경우 특정기업이 추진 중인 구성지구 외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향후 J프로젝트 추진 방향은?

-서남해안 기업도시 솔라시도는 2025년까지 민자 8조원을 투입해 3만8천명이 거주하는 관광레저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욕적인 프로젝트로 2005년 시작됐다. 솔라시도 사업은 농축수산업과 제조업에 치중된 전남의 산업구조를 관광레저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한 시도다. 전남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은 2000년 44만명에서 2013년 433만명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도록 솔라시도를 대중국관광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솔라시도 사업의 많은 부분을 골프장 건립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대형 아울렛 유치 등 중국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전남도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한편, 필수 기반시설인 진입도로 건설을 위한 국비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구간 문제는 공사기간, 예산 등과 맞물려 지역내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

-빛가람혁신도시를 생각하면 KTX 2단계 노선(광주-목포)이 나주를 경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고 무안공항 활성화나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등을 생각하면 무안직항 노선이 필요하다. 나주역을 경유하고 지선으로 무안공항을 연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시속 242㎞의 고속철 전용선로를 포기하고 시속 188㎞의 저속철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철도시설공단이 어느 노선이 타당한지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가 7월에 나온다. KTX 2단계 노선은 철도시설공단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전남의 장기적인 발전전략과 부합하는 방향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다.

▲박준영 전남지사 재임 10년간 전남도 조직이 침체돼 있다는 도청 안팎의 평가가 많다. 도정 혁신 방안은?

-도정 혁신은 공직자에서 출발한다. 저는 전남의 공직자들에게 자존, 헌신, 도전 세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공직자들이 전남의 운명을 내가 책임진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줬으면 한다. 저는 공직자 여러분이 도민의 행복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헌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 해오던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갖춰 주면 좋겠다. 공직자 여러분이 이 세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결국 도민을 위하고 자신을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도지사는 공직자들이 이렇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도 직제에 변화를 줘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인수위는 도청 조직을 도정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선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저는 도민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다. 도민들로부터 도지사 업무에 대한 평가를 정기적으로 받고 특히 동부권 주민들의 소외감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인사와 사업을 철저히 공정하게 하겠다. 그런 취지에서 저는 이번에 인수위원장도 동부권 출신을 모셨다. 저는 일주일에 하루 이상을 동부출장소에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부권 주민들이 동부권에 대한 도지사의 배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구 감소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그동안 박 지사 재임 기간 동안 인구 감소가 둔화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10-30대 청장년층, 즉 주요 경제활동인구의 외부 유출은 심화되고 있다. 인구 감소를 막을 대책은 무엇인가?

-우선 전남에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모든 도정의 최종 목표는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현재 도 직제 상 일자리부서가 경제과학국 아래 과로 편성돼 있다. 일자리부서를 경제부지사 직속의 국 단위로 승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적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직제 개편 시 반영하겠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전남의 주력산업이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광양의 제철, 여수의 석유화학, 목포의 조선 등 주력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력산업이 당면한 어려움은 기술발전으로 극복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해양플랜트나 풍력부품 생산 등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도가 지원하겠다. 일자리는 제조업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관광 등 서비스업의 고용유발계수(매출 10억이 증가할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18.1명으로 9.1명인 제조업의 두 배에 달한다. 전남의 섬, 바다, 갯벌, 강, 산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 일자리 창출만큼 중요한 것이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과거에 교육 때문에 지방을 떠났다면 앞으로는 교육 때문에 지방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장만채 교육감과 힘을 모아 전남 교육을 되살려 학생, 학부모가 찾아오는 전남을 만들겠다. 아울러 제가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2012년 12월 대표 발의한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농어촌 지역 교사들에게 특별수당 제공, 농어촌 학교 출신학생이 대학 진학 시 등록금 지원, 기업의 농어촌출신 우대 채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농어촌이 많은 전남은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의 통과가 절실하다.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 조속히 입법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남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는 선거기간 내내 ‘행동하는 혁신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드렸다. 그 약속 그대로, 변화를 갈망하는 도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릴 수 있도록 저의 모든 힘을 다해 혁신을 이뤄가겠다. 제가 약속드린 전남의 변화와 혁신은 저 혼자 할 수 없다. 도민과 함께 혁신의 방향을 결정하고 실천 방법을 마련하겠다. 중요정책은 도민소통의 과정을 거치고, 지사의 업무를 정기적으로 평가받겠다는 저의 공약을 실천하겠다. 제 좌우명은 근청원견(近聽遠見)이다. 가까이 듣고 멀리 본다는 뜻이다. 도민 여러분의 말씀을 가까이 듣고, 그 말씀을 정책에 반영할 때는 멀리 보면서 하겠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