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안사업 예산확보 최선 다할 것” 김동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정부 예산편성·집행 균형발전 고려 광주 광산을 보선 신진인사 충원을 대담·정리=김진수 서울취재본부 국장 jskim@kjdaily.com

2014년 06월 30일(월) 20:46

프로필 ▲1955년 광산 출생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 졸업 ▲17-19대 국회의원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손학규 대표 비서실장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한반도평화포럼 대표의원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된 가운데 광주·전남 국회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3선·광산갑)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맡게 됐다. 김 위원장을 만나 지역현안과 관련한 허심탄회한 속내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註


▲19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모두 다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큰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나라 산업과 통상정책, 골목상권과 에너지정책까지 아우르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책임 또한 매우 큰 자리이다. 특히 광주·전남 유일한 상임위원장이다 보니, 어깨가 두 배로 무겁다. 임기동안 지역 현안을 유심히 살펴가면서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겠다.

▲모든 상임위가 마찬가지겠으나 여야 의원 모두를 이끌어가야 할 책무가 생겼다. 앞으로 산자위 운영과 관련한 기본 방침은 무엇인가.

-산자위원회의 양당 간사 모두 합리적인 분들이어서 위원장으로서 큰 복이라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산자위는 여야 간 입장이 크게 대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관행과 전통을 이어받아 오직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모든 현안들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보장하고 소통함으로써 원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내는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자가 NGO 출신이어서 국비예산 확보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도 광주시가 요청한 국비요청 사업 중 산자위 소관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가능성은 각각 어느 정도인가.

-내년도 산업부의 예산 자체가 줄어들어 어느 때보다 예산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위원장으로서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은 사업비가 8천3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의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결과에 따라 예산 배정이 가능하다. 다만 그 전에라도 특수차량 부품산업기반구축 사업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신규로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의 잠정 예산안을 보면 클린디젤자동차 핵심 부품산업 105억원, 하이테크몰드허브구축 등 4건의 산업기술개발 기반구축사업으로 107억원이 배정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안이 확정되기까지 산업부와 기재부의 3차례 협의가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최대한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부안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결위원들을 적극 설득해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집행에서 영남편중 혹은 호남소외 현상이 두드러졌었다. 이런 문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지난 2년 동안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 매번 지적했던 문제점이다. 특히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각종 평가를 통해 국책사업을 결정하고 있지만 산업기반에 있어 영호남간의 편차가 심화된 그동안의 불균형발전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영남에 더 많은 정부지원이 이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예산편성과 집행, 신규 사업을 결정하는 평가에 이르기까지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하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나가겠다.

▲광주의 정치를 선도해가는 3선 중진의원 중 한명으로써 그동안 가장 보람됐던 때와 힘들었던 때를 한가지씩만 소개한다면.

-가장 힘들었던 때는, 모든 상황이 이길 수밖에 없었던 지난 대선에서 우리들의 잘못으로 패배했을 때다. 그 결과 우리의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하고 서민과 중소상인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남북관계 또한 크게 악화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야당의 잘못에서 비롯됐는데 아직도 우리 당이 진정한 변화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참회와 반성이 충분하지 않은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가장 보람됐던 때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의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바꾸고 정치의 흐름을 바꿔 온 광주가 정작 자신의 변화에는 둔감했다. 자기혁신을 이뤄내지 못한 광주의 불만은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에 대한 상시적 비판으로 표출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광주변화에 필요한 시장의 자질과 철학에 대한 가치지향적 인식이 부족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로소 그 점을 자각했다. 광주의 힘으로 중앙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교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나 더 절실한 숙제는 광주의 변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시장, 그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광주시정의 근본적 혁신이다.

광주 국회의원 다섯 명이 윤장현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문제의식의 근저에는 이런 성찰과 기대가 깔려 있었다. 윤장현 후보의 당선은 이러한 충정을 위대한 광주시민들이 받아들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광주의 변화를 위해 시장과 소통하고 시민과 공감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6·4 지방선거 당시 광주 국회의원 5인의 ‘윤장현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는 등 최근 들어 지역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

-국회의원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세비로 봉급받는 자리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정치인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들은 자리나 보전할 생각으로 우물쭈물하는 정치인보다는 용기 있고 소신 있게 일하는 정치가를 바란다고 생각한다. 이런 평소의 소신과 철학으로 일하면 결국에는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동안에도 의원총회, 상임위,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서 항상 해야 할 말은 다해왔다. 그런 제 모습들을 보고 동료 의원들이 저에게 ‘정의 동철’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다.

▲7·30 재보선과 관련, 당 지도부 또는 지역민들께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전국단위의 총선에서는 현역의원 지역구에서 새로운 인물 중심의 인위적 세대교체가 지극히 어려운 구조이다. 그러나 재·보궐 선거의 특성상 중앙당이 마음만 먹으면 제한된 지역에서 신진인사 충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번 광산을 재·보궐 선거는 그런 무대가 돼야 한다.

젊은 세대를 앞장세워 공천 과정에서부터 감동을 이끌어내고 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행히 광산 을에는 각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 온 젊은 후보들이 다수 나섰기에 그런 기대가 가능하며 이런 점을 당 지도부에도 직간접적으로 이미 전달했다.

일부에서는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광주에서까지 ‘중진 역할론’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제 중진들은 당의 어른으로서 정권교체의 좌표를 제시하고 방향타가 되는 더 크고 중요한 역할에 매진해 주시는 것이 당과 국민을 위한 시대적 소명일 것이다.

굳이 중진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당세가 약하고 어려운 곳에서 선당후사의 헌신하는 모습이 후배 정치인들에게는 보다 큰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런 자기희생적 결단이야말로 수권의 에너지가 되고, 당에 변화와 역동성을 불어넣는 새 정치의 원천이 될 것이라 믿는다.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