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참여형 광주국제교류센터 신경구 |
| 2014년 07월 03일(목) 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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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김영삼 정부가 오월운동을 국지화로 폄하할 때, 13개 단체로 구성된 ‘오월성역화를 위한 시민연대모임’은 이를 국제화로 돌파하기로 결정하고 5회에 걸쳐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당시로서는 몹시 낯설었던 동시통역까지 동원하고 80년 5월 광주를 취재한 외신기자 초청, 아르헨티나 ‘5월광장어머니’ 초청 등의 국제행사를 통해 오월운동의 전국화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자치단체마다 국제화가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광주·전남도 예외는 아니어서 F1을 개최하고 하계유니버시아드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같은 대형 국제체육행사는 물론 세계인권도시포럼과 같은 국제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종 지표는 광주·전남은 전국에서 국제화가 가장 뒤진 지역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주·전남 인구는 전국의 6.7%인데, 외국인 인구는 전국의 4.1%, 외국인 유학생은 전국의 4.5%에 지나지 않는다. 광주·전남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은 전국의 3.4%로 인구비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의 한계를 국제화로 돌파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 차원의 노력으로 전국 최초로 광주국제교류센터(이하 교류센터)가 1999년 광주시와 시민연대가 협력해 설립됐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교류센터는 시작할 때부터 일방적으로 외국인들에게 시혜를 베풀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다. 회원을 모집할 수밖에 없었고, 사업에 자원활동 인력을 활용해야 했다. 현재 1천명에 가까운 회원의 약 30%가 외국인이며 그 중 60명 이상이 상시 자원활동을 중요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회비, 행사 참가비, 후원비가 수입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올해 광주시의 지원액은 1억6천만원으로, 인천이나 부산 등 타 도시의 국제교류재단에 대한 지원액 25억원의 6%에도 못 미치는 적은 액수이다. 교류센터가 이렇게 적은 예산으로 타 도시가 부러워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업이 자원활동에 의지하기 때문이고 또 자원활동으로 점차 키워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교류센터의 대부분 사업들은 적은 돈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된 사업이다. 전국최초의 영어월간지인 Gwangju News는 2001년 흑백 8쪽으로 발간됐으나 현재는 56쪽 칼라로 발행되고 있다. 토요강좌는 5명 이내 학생들을 상대로 시작했으나 올해는 50명 전후의 내·외국인이 모인다.
교류센터는 외국인과 한국인의 통합된 국제화를 겨냥한다. 거의 모든 사업은 외국인과 한국인이 공동으로 참여해서 운영하는 사업이다. 센터의 15명 직원 가운데 3명이 외국인이다. 소장을 포함해서 2명이 자원활동 직원이고, 교류센터 운영에 많은 광주시민과 외국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류센터의 사업은 사람으로도 국제화되고 있다.
교류센터가 참여형 운영의 모범 사례이고 외국인과 한국인을 자연스럽게 통합하면서 저비용 고효율로 운영하고 있으나 만성적인 적자 운영을 해 온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거의 모든 사업에 참가자들이 참가비를 내기 때문에 집안 형편이 어려운 이주민이나 외국인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영어가 공용어여서 비영어권 이주민들이나 외국인의 참여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인력과 재정의 한계 때문에 활동범위가 광주에 한정돼 전남도민과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서비스를 못 하는 것도 우리의 한계이다.
더 많은 시민들이 후원회원으로 또 자원 활동으로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지원해서 우리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