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호남 혐오’ 적극 대처 필요” 박주선 의원 주최 국회 토론회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4년 07월 07일(월) 20:49

‘일베’ 등 인터넷 상에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호남 혐오’ 현상은 단순히 철없는 젊은이들의 일탈 행동이 아니라 기득권층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일부 삐뚤어진 지식인들의 왜곡된 논리에 젊은이들이 포섭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러한 악질적인 ‘호남 혐오’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호남 출신 엘리트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7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송호창 의원과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인종주의적 혐오발언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주동식 지역차별극복시민행동 대표는 “호남에 대한 혐오는 흑인과 유대인을 비하하는 것처럼 타고난 조건을 이유로 비난하고 모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종주의적 편견이 내재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주 대표는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발언이 문제될 때마다 나오는 전형적인 반응이 ‘철이 안 든 몇몇 소수 루저들의 일탈행동일 뿐 심각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일베의 경우 2012년 말을 기준으로 회원수 100만명을 넘어셨고, 동시 접속자수가 2만~3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솔직히 말해 상당히 정밀한 데이터와 정제된 논리를 갖추지 않으면 이러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것은 일베의 일반 사용자들에게 논리와 이념,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급 사용자층 즉 지식인들이 배후에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특히 “호남 혐오는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정권을 재창출하고 유지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그냥 방치한다고 해서 결코 사라지거나 약화될 수 없는 사회적 메커니즘”이라면서 “홍어족, 절라디언, 펭귄/쩔뚝이(김대중 전 대통령을 혐오하는 발언), 까보전(까놓고 보니 전라도) 등 호남 혐오발언의 폭탄세례를 퍼붓기만 하면 각종 선거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현상이 사라질 수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대표는 “소름끼치고 잔인한 악의가 깔려있는 이러한 호남혐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호남 출신 엘리트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하지만 의외로 소극적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런다고 해서 뭐가 해결되겠나?’. ‘이런 일을 하더라도 호남사람이 앞에 나서면 안된다’ 등등의 의견을 내놓은 엘리트들이 있었는데 이는 일종의 자기검열이며 패배의식”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박주선(광주 동)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각 분야의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목소리를 모아 공동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민족공동체의 발전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법적 제도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