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직원들이 안전점검을 기피한다는데

2014년 07월 14일(월) 20:47

요즘 일선 보건소 직원들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6·4 지방선거에 따른 새로운 수장이 인사를 단행한 데서가 아니라, 바로 얼토당토 않는 업무지시 때문이라는 보도다. 본보에 따르면 지난 5월28일 장성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광주·전남지역 병원 안전점검에 비상이 걸렸다.

현장을 돌아보며 안전점검을 해야 할 보건소 공무원들이 병원 등 안전점검을 극구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 기존 업무 외에 보건복지부의 안전점검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과중한 격무가 주 원인으로, 관할 현장에서 사고가 터졌을 경우 모든 것을 다 뒤집어 써야 한다는 불안감에서다. 특히 문제는 장성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타 지역 공무원들이 학습효과를 경험하고 이구동성으로 안전점검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기를 쓰고 업무를 기피하는지 속내를 들여다보니 어불성설이다. 소방 전문가들만이 수행할 수 있는 소방점검 업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하달을 받고, 수행을 했지만 화재가 발생한 것이 문제다. 사망사고로 이어지자 보건소 직원들이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법조치를 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선에서 실시한 사전점검 대부분이 소방안전 시설과 관련된 내용들로 전문가가 점검해야만 안전 유무를 알 수 있는 사안을 어떻게 비전문가인 보건소 직원들이 제대로 점검을 할수 있었겠는가. 마치 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양호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뭐있는가.

이러니 바로 공직자의 복지부동이니 무사안일이니 하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작금의 세월호 사태와 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으로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개혁과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은 중앙정부의 잘못된 업무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 잘못을 지방정부나 하급기관에 떠넘기는 행정행위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사기를 크게 위축시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