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 가뭄 심각, 근본 대책 시급하다

2014년 07월 15일(화) 20:06

마른장마가 심각하다. 장마전선이 평년에 비해 우리나라에 접근하지 않거나 활동이 약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평년보다 북쪽으로 확장하지 못했고, 우리나라 상층으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면서 장마전선 북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에 가뭄과 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가 반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마른장마가 7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생활용수와 농공업용수를 공급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깊은 가뭄으로 인해 농민들과 도서민들의 생활이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 전남 농업용수 저수지와 상수도 수원지의 저수율이 급감하고 있다. 용수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지만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영농 차질과 식수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전남도내 농업용수(저수지 3천211개소) 저수율은 49%로 작년 59%, 평년 61%와 비교할 때 큰 폭으로 낮아졌다. 전남 시·군에서 관리하는 저수지 2천217개소의 저수율은 64.6%로 작년 67.5%, 평년 67.9%와 큰 차이가 없지만 한국농어촌공사의 저수지 994개소가 47.1%로 작년 57.9%, 평년 60.1%에 비해 급감했다. 4대호(나주호, 장성호, 담양호, 광주호)의 저수율은 29.5%로 평년(55.2%)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마른 장마 때문이다. 마른장마란 시기적으로는 장마철인데 비가 없거나 비가 적은 날씨를 가리킨다. 이런 마른장마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가뭄 피해가 걱정이다. 실제로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한창 무성해야 할 식물들이 영글지가 않고 밭고랑도 습기가 없이 바짝 말랐다. 벼가 한창 익어가야 할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있다. 채소 잎은 누렇게 말라 쉽게 바스라진다.

문제는 매년 여름만 되면 가뭄 때문에 농심이 타들어간다는 점이다. 매년 가뭄 피해가 있을 때마다 지하수 관정 개발, 이동 양수기 동원 같은 비상체계를 가동해 그럭저럭 넘긴다는 데 있다. 가뭄 피해는 반짝 대책으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에 대비해서라도 장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온과 가뭄이 겹쳐오는 기상 이변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가뭄예보 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 과학적인 준비만이 기상재해로부터 농민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