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학협동에서 찾는 우문현답 박성수 |
| 2014년 07월 15일(화)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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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사자성어, 우문현답.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말한다. 비록 질문이 서툴고 부족해도 이를 헤아려 대답을 잘해 주면 질문하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모두 다 즐겁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에 자주 인용되는 말로 또 다른 우문현답이 있다.
산학협동에서 우리의 문제해결은 산업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어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리라. 현장을 등한시하고 현장을 모른 채 그럴듯한 방안을 찾았다 할지라도 결코 수고하는 보람을 찾지 못할 것이다.
제자들에게 경영학을 가르치다 보니 바로 직면한 문제가 현장감의 결여다.
교실에서 배운 이론들을 과연 현장에서 얼마나 접목할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기업인들이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를 몇 점이나 주겠느냐고 물어 보면 입사한 사원들을 여러모로 가르쳐야 한다며, 30점 주는데도 인색한 경영자들을 보았다.
그래서 틈만 나면 학생들을 데리고 산업현장에 나가 보기도 하고 경영자들이 모여 세미나를 하는 장소에도 한사코 같이 참여시켜 보기도 한다.
또 학생들로 하여금 소그룹단위로 회사를 찾아가 CEO들에게서 배우고 오라는 과제를 주기도 한다. 현장에 가서 경영자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책에서 익힌 이들이 과연 적용가능한지도 살펴보고 오라는 주문도 하며 말이다.
푸릇푸릇한 젊은이들을 만나면 기업인들은 좋은가 보다. 꿈나무들에게 저녁을 사 먹여 가며 밤늦도록 어려운 난관을 힘들게 극복한 사례들을 들려주며 잔잔한 감동을 주어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내곤 한다. 요즈음 대학생들이 무작정 대기업, 공사, 공무원만 선호하는 행태를 보기에, 중소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이해를 갖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산학협동이야말로 학교와 기업을 이어 주는 가교의 역할을 해 주게 되므로 더없이 중요하고 필요하지 않겠는가.
시간을 내어 현장을 찾는 일, 참으로 힘들고 어렵다. 연구실에서 정진하고 있는 교수들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며 공통분모를 찾아 가는 노력이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자신의 병을 어려워하지 않고 말하는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가 앞서야 가능하다. 기업의 속병도 마찬가지다. 기업주치의(business doctor) 라고 할 수 있는 교수들에게도 CEO들이 편하게 속을 털어 놓을 수 있기 까지는 많은 시간과 대화가 필요하다.
얼마 전 주말의 하루를 통째로 할애하여 세계적인 초우량기업 3M 회사를 방문했을 때 마냥 좋아하던 제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토요일인데도 공장장님을 비롯한 많은 임직원들이 나와 따뜻한 환대를 해준 덕분에 그 날 보고 듣고 하며 현장감을 키워가는 학생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재미도 솔솔하였다. 이처럼 산학 간에 서로 만나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산학협동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