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가치 확산’ 풀뿌리 지역여성운동으로 공동체 삶을 일구다 성인지(性認知) 정책 평등으로 행복을 그리다 (4)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 지역 여성과 아동의 욕구 반영 가족과 이웃 공동체 재건 독일 마더센터서 유래…기존 시설 활용 소통·돌봄 공간 여성친화도시의 ‘축소판’ 지역 거점역할 수행 문제 해결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7월 21일(월) 19:21

풀뿌리 지역 여성운동의 실험장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는 자발적인 여성들의 모임과 활동을 지원,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의 에너지 반영시키고 있다. ① 동구가 진행하는 문화와 가족을 이어주는 오색꿈나무. ② 서구도서관 동아리 책향이 운영하는 마을도서관 어린왕자 프로그램. ③ 남구힐링센터. ④북구 아름다운 여행자 프로그램. ⑤광산구 행복나눔 운남 목련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여성들의 삶터이자 일터는 바로 지역과 풀뿌리 단체이다. 여성들은 이곳에서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이 역동적인 흐름을 사회 에너지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들이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의 주인공이 되도록 해야 한다. 꼼꼼하고 깐깐하게 지역의 빈틈을 메워나가도록 자발적인 여성들의 모임과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들의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의 에너지가 잘 반영되도록 말이다. 성인지 정책의 일환으로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조성한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는 바로 이러한 풀뿌리 지역 여성운동의 실험장이라 할 수 있다.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는 아파트, 마을 등 기존 공동시설을 활용한다. 공동보육, 마을 도서관, 재활용품 순환가게 등 여성의 시각과 수요를 반영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과거 198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마더센터’에서 유래됐다. 현재는 유럽, 아프리카, 북미를 포함해 700여개의 마더센터가 있다.

마더센터는 지역 내 여성의 욕구를 반영해 자발적으로 생긴 공동체로 육아와 여성문제의 해결에 앞장선다. 여성들에게 무조건 지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가 원칙이다.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해가며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줌으로써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실현하고 있다. 실제 독일의 슈트르가르트에 있는 마더센터는 100여명의 주민들이 마더센터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들어와 일을 보고 문단속을 한다. 이렇게 마더센터는 지역 여성과 아동의 욕구를 반영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가족과 이웃 공동체를 재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광주 남구에 위치한 여성친화마을센터인 ‘힐링센터’는 그동안 도심의 골칫거리였던 마을공가를 리모델링해 ‘돌봄’과 ‘힐링’을 컨셉으로 탈바꿈 했다.

이곳에는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건강도서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 ‘힐링캠프’ 참여를 통해 가족 간 심리적 안정 및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직장여성들을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건강교실 운영, 태교를 통해 태아기부터 부모와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을 증진시켜 건강한 출산을 하는데 기여한다. 여성만을 위한 지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육 취약 계층인 ‘싱글대디’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육아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산구 행운목 프로젝트는 2천여세대가 거주하는 운남동 삼성아파트 공동시설을 활용했다.

여성친화 4대가치(소통, 돌봄, 친환경, 형평성)를 중심으로 평등한 가족, 행복한 가족 만들기 캠페인 등 10개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야간돌봄센터이다.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이웃이 직장생활을 하는 맞벌이 가정의 유아를 대상으로 야간돌봄 센터를 운영, 그림책 읽어주기 등을 실시한다. 같은 지역, 이웃에 사는 사람들끼리 자녀 돌봄과 양육의 품을 서로 나누는 ‘육아 품앗이’의 일환이다. 또 일반인들이 습득하기 어려운 각종 전문정보를 알려 주는 ‘행운목 정보통 시시콜콜(時時 Call call)’이나 가족단위에서 출발하는 ‘성차별 용어 이젠 안녕~ 착한말 사용하기’ 운동 등을 진행, 기존 마을공동체 사업과는 다른 여성들만의 시각과 수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구 도서관 동아리 ‘책향’이 운영하고 있는 서구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는 마을도서관 ‘어린왕자’프로그램이다. 어린왕자는 독서를 통해 교양을 함양하고 가정과 사회 독서운동에 기여하기위해 진행하고 있다. 독후활동을 통해 가족화목을 증진하고 학부모와 아이들, 어르신 부부, 신혼부부, 1인세대 등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마을신문도 제작했다. 마을의 유래찾기, 마을의 자랑거리 홍보,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 소개 및 활동내용을 홍보하고 프로그램 결과물을 게재했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마을 텃밭은 물론 이웃과 함께 장터도 운영한다.

동구는 전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16%, 기타 취약계층 22%(저소득 한부모 가정 142세대 등)가 거주하는 저소득 밀집지역이다.

지역공동화 및 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및 협력관계가 여타 시도에 비해 많이 열악한 편이다. 이에 동구는 부모와 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건강한 가족애 형성을 목표로 지역 여성친화 거점공간을 조성했다.

아시아밝음공동체(광주형예비사회적기업)가 진행하는 오색꿈나무 프로그램이 바로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 사업이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사진 및 마술강좌인 ‘영상톡톡 문화톡톡’, 부모와 함께하는 직업탐색 프로그램, 작은도서관, 부자가정, 조손가정등과 함께 하는 육아나눔터도 운영하고 있다.

북구는 양산동 GS그린자이11차아파트에 이어 일곡동 현대2차아파트에 여성·가족친화마을센터를 개관하는 등 마을의 다양한 인프라를 거점공간으로 활용, 여성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활성화 하고 있다.

북구 ‘아름다운 여행자 추진위원회’가 진행하는 사업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작은 도서관 만들기, 이야기로 배우는 우리 마을 역사, 자이 아카데미(건강교실), ‘초록 및 자이 환경장터’, 마을 소식지 발간 등을 테마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의 최소 구성 단위는 바로 가족이다. 그리고 가족의 행복은 여성이 얼마나 행복한지, 또 일상에서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시가 지역 여성 실행정책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성·가족 친화마을센터’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가족 친화마을센터 성공의 관건은 바로 ‘참여’이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스스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는 지역과 도시공간을 변화시키는 힘이자,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 연재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