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에서 놀면서 배우는 식생활 교육 서은수 |
| 2014년 07월 21일(월)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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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텃밭’은 환경운동가인 마이클 폴란이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미국 식품의 제조, 유통과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백악관에 텃밭을 가꿀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것을 수용하면서 2009년부터 미국 내 ‘도심 텃밭’ 열풍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백악관 텃밭가꾸기 사업 시작 무렵 거대 식품업체인 몬산토, 다우, 듀퐁 등을 대변하는 이익단체(MidAmerica CropLife Association)는 미셸오바마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식품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며 백악관 텃밭사업에 대하여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여러 먹을거리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서구의 비자연적이고 육류 위주의 식생활이 우리 생활속 깊숙이 파고들면서 식량자급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먼 지역 식품소비 증가로 인해 에너지 비효율성 문제와 지나친 패스트푸드 범람으로 인한 비만, 성인병, 고혈압 등 식습관에 따른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잘못된 먹거리는 식습관으로 자리 잡혀 만성적인 질병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식습관은 지극히 개인의 차원이라 여겨왔던 정부도 이러한 먹을거리의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중요한 정책으로 식생활 교육을 부각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전남도에서도 2011년부터 식생활교육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도민의 건강하고 바른 식생활을 확대하고자 자라나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농어촌 체험교육, 방과후 시범학교 등과 더불어 올해는 22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텃밭 가꾸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텃밭가꾸기 사업이 어린이 성장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첫째, 텃밭은 성장기 어린들의 다양한 영역을 발달시킨다.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들은 생명의 순환, 벌레들과의 공생, 식물 종류와 생육환경의 이해, 재배기술 습득, 식물 생활주기 파악 및 과학적 지식 습득 등 타 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가르친다. 또 식물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켜 사고력을 개발하고 다중지능발달 및 창의력 증진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 교육가인 몬테소리는 ‘살아있는 자연이 인간을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힘이 있다’고 표현할 만큼 텃밭은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배움을 선사한다.
둘째, 텃밭은 인성교육에 효과적이다. 텃밭활동은 우리가 먹는 식물의 과학적 지식뿐 만 아니라 인성교육을 배우는 수단으로도 매우 효과적이다. 유아기 학습활동의 기본인 감각교육, 신체단련 교육, 식물교육 등을 아이들은 매일 텃밭을 가꾸고 관찰하고 돌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몸으로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셋째, 텃밭은 인지발달에 가장 효율적인 학습형태이다. 학교에서의 텃밭활동은 생활 속 채소류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많은 식물들이 갖는 모양, 습성을 경험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는 아이들 스스로 자동교육이 됨으로써 주입식 학습이 아닌 자기주도적 학습을 발달시킨다. 이런 감각통합적 지식은 어린이의 인지발달에 가장 효과적인 학습형태로 손꼽힌다.
넷째, 텃밭은 아이들에게 작은 성취감과 먹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친다.
어린이들에게 텃밭활동 결과로 얻어진 수확물은 생명의 결실인 동시에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결과물이다. 수확물을 조리하여 먹는 일은 아이들의 가장 기본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은 교육적으로 식품 선호도에 영향을 주어 아이들의 바른 식습관 실천에 영향을 준다.
국내 식생활의 서구화로 우리 고유의 식문화와 농업의 관계가 분리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식생활과 식문화가 농업, 농촌을 토대로 생겨나고 유지됐으나 식생활의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고유의 식문화가 사라지고 자라나는 어린이 비만, 성인병 등 각종 질환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생활교육의 일환으로서 텃밭활동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사랑과 식물 돌봄으로 건전한 자아형성과 전인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어린이 텃밭교육이 건강한 신체발달,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중요한 학습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