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개방, 식량 주권은 어쩔건가

2014년 07월 22일(화) 20:25

정부의 전격적인 쌀 관세화 선언에 대해 전남지역에서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남 시장·군수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농민의 불안을 없애고 지속 가능한 쌀 산업 기반 유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쌀 시장 개방을 선언한 정부는 그 대안으로 수입쌀에 대한 관세를 400% 이상 올리겠다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농민들이 그동안 쌀 개방만은 안 된다며 단식과 삭발 등으로 거세게 저항했지만 정부는 결국 쌀 시장개방을 밀어부쳤다.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협의 없는 일방적인 쌀 관세화를 선언은 정부가 농민을 버리고 식량주권마저 강대국의 손아귀에 바치는 치욕적인 일”이라고 분노한 바 있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가장 큰 걱정은 국내 쌀 생산 기반의 붕괴다. 현재로서는 국내 쌀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방안이 수입 쌀에 붙일 수 있는 고율 관세다. 일부 농민단체는 일본과 대만의 경우처럼 500%의 관세율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이를 지켜낼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전남 시장·군수협의회가 주장하는 대안은 “곡물 자급률 목표를 5년 주기로 공표하고 밭농업 직불금 단가 인상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는 것과 “농가 소득안정을 위한 쌀소득보전 직불금 지원을 확대하고 가격은 매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쌀 농사는 생명농업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농업을 포기해서는 우리의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 식량의 무기화는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위기이다. 적어도 주식인 쌀 만큼은 우리 땅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 산업의 보호는 식량안보와 식량 주권의 확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중소영세농이 주축이 되어 생산하는 우리의 쌀 가격에 비해 거대 산업화된 미국산 쌀 가격은 쌀 수밖에 없는 조건을 현실이라고 주장하는 건 국가 유지에 대한 책임과 공동체 보호에 대한 의무를 내팽개치겠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