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능 드러낸 검경…‘유씨 살아있다’ 괴담만 확산
연합뉴스 |
| 2014년 07월 23일(수) 2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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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도 이런 무능이 없다. 민중의 지팡이 경찰과 대한민국 법을 수호하는 검찰의 무능이 전 국민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무능이 다른 것도 아닌 세월호 침몰의 정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되다보니 안그래도 만연한 검경에 대한 불신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 박모씨의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신원이 DNA 검사와 지문 채취를 통해 유씨인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석연찮은 의문점들이 산재한데다 경찰의 발표마저 오류 투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국민적 정서를 감지한 경찰은 이날 순천경찰서에 차린 수사본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사체가 발견된 현장에 대한 정밀 재수색을 벌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무능한 경찰 발표와 수사
순천경찰서는 전날 유씨 변사체 발견 최초 브리핑에서 유류품 가운데 신발의 경우 ‘와시바’라는 고가의 신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의 ‘와시바’에 대한 검색이 이뤄졌고 곧바로 이는 상품이 아닌 ‘세탁가능’이라는 독일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같은 날 밤 “신발 waschbar는 제품명이 아닌 독일어 ‘세탁할 수 있는’ 뜻인 것으로 보이고 발견된 신발은 상태가 낡아 제품명이 확인되지 않는 신발”이라고 정정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수사과정도 허점 투성이다. 단적인 예로 지문 감식을 들면 유씨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지 40일 동안 경찰은 ‘지문 감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웠다가 DNA 결과가 유사하다고 나오자 하룻만에 지문감식에 성공했다 점도 쉽사리 이해가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론도 국민도 경찰의 발표나 수사를 신뢰할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실제로 경찰의 ‘외견상 타살 흔적이 없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20억원 가량의 도피 자금이 든 가방이 유 전 회장의 주검이 있던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섣부른 검찰의 추정 때문이라는 소견이 제기됐다.
◇추정뿐인 검찰의 발표
당초 검찰은 지난 7월 유씨가 도피자금 20억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 발표를 했다.
상식적으로 도피하는 고령의 노인이 사과 박스 2개 크기의 수십억의 현금을 들고 다녔다는 것 또한 말이 안됐지만 수행원이 있다는 가정하에 나온 이야기라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은 수긍했다.
문제는 이 20억원이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냐는 점이다.
검찰은 또 유씨 도피자금 20억원 산출의 배경에는 그가 도피전인 지난 5월 초 순천에서 유 전 회장을 만나 땅을 팔았다는 A씨가 있었다고 밝혔다.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회장이 가방에서 현금 2억5천만원을 꺼내 땅값을 지불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어 A씨가 ‘유 전회장이 돈을 꺼낸 여행용 가방이 사과 박스 2개 크기였다’는 이야기를 추정해 이 안에 돈을 가득 채울 경우 20억원 정도가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즉 가방의 크기로 도피자금 액수를 추정했고 이를 발표한 것이다.
이밖에 유씨가 ‘유기농만 고집한다’, ‘고급 생수만 마신다’는 이야기 역시 구체적인 확인 없이 구원파 신도들의 이야기가 전부였다. 무엇하나 직접 확인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산재한 미스테리
이와 더불어 변사체를 둘러싼 미스테리도 상당하다.
유씨 시신에 대한 의문은 부패 상태를 비롯해 자살 또는 타살 여부, 소지품으로 발견된 소주병과 막걸리 병 등으로 집중되고 있다.
유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백골이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분리될 만큼 부패가 심해 신체 형태로는 신원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5월25일 순천 송치재에서 달아난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아무리 날씨가 더웠다 하더라도 불과 18일 만에 백골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된다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더욱이 현장에 시신이 있던 자리의 풀은 누렇게 죽은 상태여서 최소한 6개월 이상을 누워있는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발견 당시 시신 옆에 있던 천 가방 안에 소주 2병과 막걸리 병이 들어 있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왜 가방에 술병을 넣고 다녔는지 의문이다. 특히 소주병은 2003년 출시돼 이미 단종된 지 10년이 지난 ‘B골드’였다.
가장 큰 의문은 자살, 타살, 자연사 중 어느 것이 사망 원인이냐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시신의 자세는 잠자는 듯 똑바로 누워 하늘을 향한 상태였다. 잠을 잘 때처럼 오른손을 아래로 뻗고 왼손을 아랫배 위에 올린 자세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과연 유씨는 어떻게 사망했을까? 이 질문에 경찰도 검찰도 이 사실에 답변하지 못한채 인터넷에서는 ‘유씨가 살아 있다’는 괴담만이 점점 확대 되고 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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