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남녘의 농촌마을에서 김영길 전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2014년 07월 24일(목) 19:50

항상 여름철 이맘때가 되면 마당에 평상을 펴놓고 가족들과 오순도순 저녁식사도 하고, 옥수수, 수박, 복숭아, 자두 등 제철 과일을 먹던 기억이 새롭다.

평상 주위로는 모기 불을 피워놓고 가족은 물론 동네 분들과 흑백 TV를 보면서 한 여름 밤을 정겹게 보냈던 곳, 깨복쟁이 친구들과 개울에서 메기, 붕어, 송사리, 게 등을 잡던 그 곳, 곤충채집 방학숙제 한다고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다양한 곤충을 잡고 시냇가 개울, 둠벙에서 목욕하고 땀을 식히던 어린 시절의 시골 풍경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간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추억속의 자연을 찾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그 곳은 바로 7천만 국민의 마음속 고향인 농촌마을이다. 아마 도시에서 생활하는 분이라도 농촌에 대한 그리움은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을 것이고 베이비부머 세대는 더욱 더 깊은 애정과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농촌은 60년대나 70년대의 모습은 아니지만 최근 국민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저소비 체험형 여름휴가지를 선호하고 있고 그 곳이 바로 농촌지역이다.

최근 들어 농촌지역이 여름휴가처로 부상을 하고 있는 이유는 농촌으로 휴가는 심신을 쉬기 위한 힐링, 고향의 향수를 느끼는 농촌체험, 아이들의 교육을 겸한 전통체험, 지방 토속음식을 즐기는 맛집 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보면 공정여행, 볼거리+알파, 전통, 고향에 대한 향수 등 국내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신문, 방송매체 등을 통해 전통문화와 이를 보존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이야기가 주말마다 소개된 점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또한 그 밑바탕에는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가 농촌지역에 농촌체험, 힐링체험, 전통체험, 농촌교육농장, 미각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육성한 것이 이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도 농촌마을에 보존되어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이용한 농촌전통테마마을 22개소, 농촌교육농장 49개소, 농가 맛집 10개소를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름휴가는 특성상 휴식을 취하고, 가족 간의 정도 두텁게 하면서 자녀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휴가를 잘 다녀왔다고 생각될 것이다.

필자는 이 세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올 여름 남녘의 가볼 만한 남도테마여행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여행지는 ‘농촌전통테마마을’이다. 이 곳은 어른에게는 고향의 추억을 일깨우고 아이들에게는 농촌을 알게 하는 시골집 같은 넉넉함을 전하는 곳이다. 마을의 풍경, 전통 놀이는 멋으로, 우리 농촌의 농특산물은 믿음으로, 향토요리는 맛으로 도시민에게 즐거움을 드릴 것이다.

광양 도선국사마을, 곡성 하늘나리마을, 강진 청자골달마지마을, 순천 용오름, 무안 약초골한옥마을, 장성 자라뫼마을, 고흥 별나로마을 등이 있다

두 번째 여행지는 ‘농촌교육농장‘이다. 교육농장은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지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과 배움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세부 프로그램이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생,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교과과정에 맞추어 교과서에서만 보던 자연과 농촌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순천 참한솔, 구례 노고마주, 나주 명하공방, 담양 다화림, 해남 설아다원, 광양 백운요, 영광 유레카목장, 장성 행복한 반석농원, 여수 송시마을체험장, 함평 만호방 등의 교육농장이 있다

세 번째 여행지는 ‘농가맛집’으로 대대로 이어오는 내림의 음식솜씨를 통해 인스턴트 음식에 지친 현대인에게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며 시골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농산물을 재료로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광양 매화랑매실이랑, 담양 보자기, 고흥 솔바위, 영광 더다믄, 신안 꽃피는무화家, 장흥 태후의뜰 등의 농가맛집이 있다

바로 이런 점이 기존 여행에서 느낄 수 없었던 농촌마을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다. 여행은 장소보다도 누구와 무엇을 보고 즐기고 느끼느냐가 중요하다.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함께하는 농촌마을 여행이라면 꿈나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가족 간에는 더욱 깊은 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올 여름 휴가는 과소비와 쾌락 위주가 아닌 ‘교감’과 ‘관계’가 중심이 되는 남녘의 농촌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추억 만들기를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