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노후 아파트 붕괴 위험 주민 긴급대피 광주 북구 P맨션 지하 기둥 2개 균열 구청 관계자 “정밀안전진단 최소 한달”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7월 24일(목) 20:45

24일 오후 광주 북구 중흥동 모 아파트 지하 기둥 2곳이 균열이 생기고 하중을 견디지 못해 박리현상이 발생, 아파트 붕괴 위험으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균열된 지하 현장에서 송광운 북구 청장과 소방관계자 등이 긴급점검을 하고 있다.

준공된 지 33년이 지난 광주 도심 한 아파트에서 지하 기둥이 균열되면서 건물이 흔들리는 긴박한 사태가 야기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4일 북부소방서와 북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45분께 북구 중흥동 P맨션 B동 지하기둥이 균열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입주민들은 인근 우산초등학교와 효동초등학교에 분산해 임시 생활을 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이 아파트에는 60가구 168명(주민등록상)이 거주한다고 전했다.

북부소방서 및 북구청 안전관계자는 이날 사고는 지하기둥(2.5×110㎝)이 건물 하중을 못 이기면서 기둥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박리현상으로 건물이 흔들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균열된 기둥은 지하기둥 12개 중 우측에서 1-2번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안전진단팀은 콘크리트 파열부분을 잭서포트를 설치해 추가 붕괴사태를 방지한 상태다.

이 아파트는 지난 1981년 준공돼 33년이 지난 노후화된 건물로, 구청 정밀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안전 사각지대’가 여전히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바로 인근에 원룸이 위치해 있고, 맞은편에 P맨션 A동이 자리잡고 있어 추가 안전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건물이 흔들린 순간 지진이 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또 노약자가 대부분인 입주민들은 비상약 등을 집에서 가지고 나오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보였다.

10층에 살고 있는 조덕순(79)씨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샤워를 하고 거실에 나왔는 데, 갑자기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너무 놀라 밖으로 대피했다”면서 “처음에는 지진이 있어난 지 알고 놀란 가슴을 진정하는 데도 한참 걸렸다”고 밝혔다.

6층에 살고 있는 여일선(56)씨는 “밖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관리사무소에서 대피하라는 소식을 듣고 집에 가보니 사람들이 모두 밖에 모여있었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이 아파트가 준공된 지 너무 오래돼 도면이 있는지도 알아봐야 된다. 도면이 있다면 최소 3주, 도면이 없다면 최소 한달이상 보강공사 시간이 소요된다”며 “만약에 지하기둥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면 건물 자체를 철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