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단보도 표시로는 보행자 안전 보장하지 못한다 양철수 |
| 2014년 07월 27일(일)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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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이것만 보면 다본 것이 있고, 이것만 하면 다한 것이 있고, 이것만 조심하면 되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들 이런 말을 자주한다, “다른 긴말 할 필요 없이 이 것 만해, 다른 것은 내가 다 책임질거라고.” 교통안전분야에서도 이런 곳이 한곳이 있다. 이곳만 보면, 차가 먼저인지 사람이 먼저인지 알 수 있고, 이곳만 보면, 교통선진국 인지 아닌지 알 수 있고, 이곳만 조심하면, 50%는 성공인 곳, 이곳만큼은 그 누가 책임지고 해야 하는 곳이 있다.
이곳은 유일하게 운전자가 보행자에게 그들만의 공간 일부를 임대해준 곳이다. 그것도 녹색불이 왔을 때 잠시 뿐이다. 다른 어느 곳도 이런 곳은 없다. 이곳이 바로 횡단보도이다. 횡단보도란 도로교통법에서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할 수 있도록 안전표지로써 표시한 도로의 부분’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보행자교통사고 중 횡단보도에서 발생할 확률은 약 35%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평생동안 100명 중 15명꼴로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당한다. 2013년 광주시 보행자교통사고 다발지점 150곳 중 105곳이 횡단보도 인근이다.
좀 지난 이야기지만, 인터넷 동영상에 이른바 ‘걸친녀’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걸친녀’는 세련된 한 여성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걸어가다가, 자신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탄 뒤 사라진다. 하지만,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선을 지키지 못하고 승용차 앞부분이 걸쳐진다.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일제히 발을 굴러 차가 뒤집히는 동영상이다. 이때 ‘아무리 예뻐도 횡단보도 넘어오면 미워요’라는 자막이 나온다.(자료: 한경닷컴)
연일 이슈가 되었던 ‘걸친녀’가 한창이던 때에도 횡단보도 교통사고는 줄지 않았다. 횡단보도는 여러모로 불편한 곳이다. 보행자에게 횡단보도란 ‘지름길 놔두고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곳’, 운전자에게 횡단보도란 ‘없었으면 하는 곳’, 어린이들에게 횡단보도란 ‘100m 출발선’, 노인에게 횡단보도란 ‘지천에 널린 것, 건너는 곳이 횡단보도’, 택시기사에게 횡단보도란 ‘나른한 오후 휴식처’.
환절기 감기에는 손만 깨끗이 씻어도 50%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횡단보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횡단보도 인근 불법주정차, 노점상 등 보행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제거해야하며, 운전자의 가시거리 확보를 위해 가로등 설치가 요구된다. 운전자 관점에서 가장 바깥 차로를 주행하면서 최소 50m 전방에서 대기중인 보행자를 볼 수 없을 경우 노변식재를 정비해야 하며, 야간의 강력한 조명 광고물은 신호등 또는 표지에 대한 시인성을 방해하기에 억제해야 한다.
횡단보도 표시는 여러 면에서 주행중인 차량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지만 보행자의 안전을 100% 보장하지 못한다. 횡단보도 보행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횡단보도는 오른쪽으로 보행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녹색신호로 바뀌었다 할지라도 차량을 확인하는 여유를 가지고 건너야 한다.
글로벌 국제도시, 세계적인 민주·인권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에 선진국 수준의 교통질서 확립과 안전한 교통환경조성은 필수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그 실마리는 횡단보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