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료·농업·조선 등 융합모델 찾아 체질 개선 주력 ●성장 멈춘 광주 光산업 재도약 해법은 사업발전 여지 충분 신제품 연구·개발 힘써야 LED협동조합 결성…수도권·해외시장 주목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07월 28일(월) 20:19

광주지역 광산업은 자동차·생활가전산업과 함께 광주시의 3대 주력산업으로 성장했지만 출혈경쟁 등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매년 열리며 국내외 광산업 동향을 한눈에 볼수 있는 ‘국제광산업전시회’(위쪽)와 광주의 한 광산업 업체 모습./광주매일신문 DB

광주지역 광산업의 성장세가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기업과 유관기관들이 재도약을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융합모델을 찾거나 수도권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새로운 돌파구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출혈경쟁으로 성장세 주춤

광주 첨단산단에서 LED를 제조 중인 A사 대표는 28일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격으로 관심과 인기를 끌었던 광주의 광산업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이야기가 나돌 만큼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광주시의 5대 주력산업에도 들지 못할 만큼 광산업의 존재감이 가라앉고 있어 우려가 크지만, 아직은 사업 발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제품 연구와 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A사 대표 말대로 광주 광산업시장은 꽁꽁 얼어붙어있다.

LED칩과 모듈을 생산하는 B사의 가동률은 지난해 말부터 ‘0’이다. 사업부를 수도권으로 이전해봤지만 적자는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B사에 LED부품을 납품하는 C사의 최근 매출도 1년 전보다 35%가량 감소했다. LED부품 기업인 D사 역시 100억원 매출 달성으로 기염을 토하던 수년전 영광을 뒤로 한 채 지난해 연매출 40억원을 턱걸이했다.

특히 광파워분배기 시장은 출혈경쟁 등으로 기반 자체가 붕괴된 상황이다. 한때 세계시장의 80%를 차지하기도 했던 광주의 광파워분배기 시장이 이처럼 고사하면서 올해만 20여곳의 관련기업이 문을 닫았다. 또 일부 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 지분 매각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거나 업종전환을 추진 중이다.

◇‘틈새시장 찾아라’ 움직임 분주

광주 광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관련기업들은 틈새시장 찾기에 골몰하며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의료, 자동차, 농업, 조선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자동차 LED사업에 투자한 팜파스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융합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에 활용되는 최첨단 통신기술과 전장제품, 디스플레이, LED조명 등에 광산업을 결합할 수 있는 여지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첨단2지구에 광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입주,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분야 개발을 위한 공장과 연구소 설립을 가시화하고 있어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광산업계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역 광산업계는 침체기를 걷는 광주 LED업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한국스마트광융복합협동조합’를 결성, 출범했다.

이 협동조합은 첨단2지구에 대규모 LED R&D센터와 생산시설을 증축해 시중가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국민보급형 LED조명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지역연합회를 비롯해 세오, 현대로텍, 현대 E&T, 굿파이어, 캡스 등 30여 회원사가 참여한다.

◇수도권·동남아 판로개척 활발

수도권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첨단산단의 E사는 조달시장 영업 강화를 위해 최근 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또 F사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올 초부터 동남아 진출에 매달리고 있다. 이 기업은 아예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 현지사무소와 공장을 개설하는 해외 투자를 구상 중인데, 벌써부터 현지 반응은 뜨거워 매출 증대를 자신하고 있다.

한국광산업진흥회와 한국광기술원 등 지역의 광산업 대표 지원기관들도 수도권 기업 지원과 지역 업체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유도 등을 이유로 수도권 진출을 시작했다. 광산업체의 80%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이들과의 연계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한국광기술원은 경인고객지원사업센터 내에 10억여원을 들여 시험인증 인프라를 구축하는가 하면, 한국광산업진흥회는 지난 2004년 운영하다 휴점에 들어갔던 경인사무소를 최근 재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광산업진흥회 측은 “예전엔 100원이던 납품가가 10원, 20원으로 떨어지다 보니 순이익이 감소한데다 정부 지원 프로젝트들이 급감하면서 영세한 광산업체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광산업은 타산업과의 융·복합이 용이한 산업인 만큼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첨단산업이어서 아직도 미래를 개척하려는 관련기업들의 움직임은 왕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원기관들도 지역 기업들을 돕기 위해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들과의 연계, 해외시장 개척 등의 지원활동을 분주히 전개하고 있다”며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